더불어민주당 내 정세균(SK)계 의원들이 계파 해체를 주장하며 이들 모임인 ‘광화문포럼’의 해산을 선언했다. 6·1 지방선거 참패로 당의 전면적 재건이라는 숙제가 놓인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SK계 의원들이 나선 것이다.
광화문포럼 회장인 김영주 의원과 운영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포럼 소속 의원 61명은 더 큰 통합의 정치를 지향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광화문포럼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대 국회 때 만든 공부 모임에서 시작해 21대 국회에서 확대 개편된 의원 모임이다.
이들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하고, 민주당 승리를 위해 대선을 뛰었지만 민주당은 패배했다. 대선 패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좌충우돌 전략으로 일관한 지방선거도 참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광화문포럼은 포부를 갖고 문을 열었지만 포럼은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으며, 더 이상 계속할 이유가 없다”며 해산의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이제는 포럼으로서가 아닌 의원 개개인으로서 민주당의 재건에 기여해야 한다. 포럼의 문은 닫지만 문 앞에 이렇게 세워두고자 한다”며 민주당이 변화해야 할 방향을 제안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재건은 책임정치에서 출발한다. 당내 모든 계파정치의 자발적 해체만이 이룰 수 있다”며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식의 훌리건 정치를 벗어나는 속에서 가능하다. 국민이 공감하는 유능한 정당의 변화 속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화문포럼 소속 의원은 문 앞에 세워둔 기치를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광화문포럼이 추구한 통합의 대한민국, 더 평등한 대한민국을 위한 길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계의 해체를 요구한 것이냐’는 질문에 “특정해서 어떤 계파의 해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국민이 보실 때 우리 당이 사분오열 같은 느낌이 든다”며 “계보 없이, 계파 없이 초심으로, 민주당 정신으로 돌아가 다시 거듭나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정 전 총리가 광화문포럼 해산에 대해 “잘했다. 국민과 언론이 볼 때 오해의 소지가 많은 포럼이 됐으니 해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