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홍영표, 이재명·송영길 조준 “잘못된 공천 심판받은 것”

입력 2022-06-03 11:04 수정 2022-06-03 11:05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친문(문재인)’계의 좌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6·1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국민이) 민주당의 잘못된 공천에 대한 심판을 그렇게 한 것”이라며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의 출마를 직격했다.

홍 의원은 또 ‘이 의원이 이번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권에는 도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패배라고 하는데 그게 일반적인 평가 아니냐”며 “대선 이후에 잘 정비를 하고 임했으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 지방선거에서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을 찍고 구청장은 민주당을 찍은 교차 투표가 많았던 것에 대해 홍 의원은 “이번에 서울 시민들이 송영길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됐던 것 자체에 대해 얼마나 얼마나 반감이 크고 비판이 컸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 국회의원이 49명인데 제가 알기로 40명이 반대를 했고 당에도 전달했는데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출마한 것 아니냐”며 “전략공천위원회에서도 컷오프를 시켰는데 하루아침에 누군가의 영향력에 의해 없던 일이 되고 (서울시장) 후보가 됐다”고 말했다.

라디오 사회자가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이 이 의원이냐’고 묻자 홍 의원은 “어제 (선거 관련) 글을 오랜만에 페이스북에 썼다가 문자 폭탄을 많이 받았다. 당내 민주주의라는 것이 무너졌다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날 홍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에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고 적어 이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일 새벽 인천 계양구 경명대로 캠프사무실을 찾아 당선 소감 및 감사인사를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권현구 기자

홍 의원은 또 이 의원이 대선 석패 후 2개월 만에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나선 것에 대해 “‘(대선에서 이재명을 찍은) 1614만명이 내가 나서면 아무 때나 뭉쳐서 도와줄 거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그 생각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을 했는데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해 홍 의원은 “상식적인 판단을 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사회자가 ‘이 의원이 6·1 지방선거 책임을 지고 당권은 도전하지 않는 것이 상식적이라는 뜻이냐’고 묻자, 홍 의원은 “저는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 평가가 중요한 것”이라며 “‘절반의 승리다’ ‘민주당에는 나(이재명)밖에 없다’ 이렇게 하면 (전당대회에) 나올 순 있겠지만, 그것이 우리 당원이나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 질지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