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예람 중사 특검, 5일 수사 개시… 5만쪽 기록 검토

입력 2022-06-03 11:03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을 규명할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이 5일 공식 업무를 시작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다.

특검팀은 손찬오(33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장검사를 수사팀장으로 하는 파견검사 명단 10명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계곡 살인사건’ 수사에 참여한 오승환(41기) 인천지검 검사도 특검팀에 차출됐다. 파견 검사들은 7일자로 업무를 시작한다.

특검팀은 파견 공무원과 특별 수사관도 각각 30, 40명 범위에서 충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견 공무원은 검찰청 소속 위주로 인선하고, 특별 수사관은 특검팀에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안 특검은 수사팀 구성 및 사무실 임대 등 준비 작업을 마무리 지은 만큼 본격적인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검팀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소재 건물 2개층 가운데 1개층 전체와 반층 규모를 임차했다. 특검팀은 “현재까지 국방부·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전달받은 수사기록 등 관련 자료 5만여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규명해야 할 주요 과제는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군 조직의 사건 은폐·무마 의혹’ 등이다. 이러한 의혹 수사의 실마리 내지 정황 증거 등은 이 중사가 남긴 메모에 상당 부분 담겨 있다.

이 중사의 휴대전화에는 그가 성폭행 피해 이후 스스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적은 메모들이 남아있다. 사실상의 유서다. 이 중사는 거기에 “저 같은 여군은 죽어야겠습니다. (가해자인) 장모 중사는 원인 제공을 했고, 군 조직과 주변의 시선은 저에게 압박감과 죄책감을 주었습니다”라고 적었다. “모두가 절 죽였습니다”라는 울분과 절망감도 토로했다.

당시 군 관계자들이 가해자를 감싸거나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등의 2차 가해를 한 정황도 쓰여있다. 이 중사는 “그 인간을 두둔했던 모든 사람들이 정말 혐오스럽다”면서 “별것도 아닌 일 가지고 유난이라고 하는가. 내 입장은 되어 보았는가”라고 한탄했다. 특검팀은 향후 공군 20전투비행단의 사건 처리 전 과정과 부실 수사 정황 배경부터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