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6·7월에도 5%대 물가상승률 지속될 것”

입력 2022-06-03 11:01
서울의 한 식당가 모습. 연합

한국은행이 6월, 7월에도 5%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3일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연 뒤 이런 전망을 내놨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승헌 부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부총재는 “국제유가와 국제 식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측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물가상승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중장기 물가안정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물가가 5%대를 기록한 데 대해 에너지 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 식량 가격 상승 영향으로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폭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가격은 두바이유 가격 기준으로 지난달 배럴당 108.3 달러로 4월(102.7 달러)보다 올랐다.

특히 거리두기 해제, 확진자 수 급감 등으로 대면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외식, 축산물 등 관련 품목의 물가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사료용 곡물 가격 상승, 외식수요 확대 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전월 대비 23.3% 급등했다.

구매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에너지, 식료품, 외식 등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5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3.3%로 전달(3.1%) 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광범위한 물가상승압력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2009년 4월(4.2%) 이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3.4%를 기록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가 공급 및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대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