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4%↑…14년만 최고

입력 2022-06-03 09:29
서울 한 대형마트의 식용유 매대 모습. 연합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까지 치솟았다.

통계청은 3일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5.4%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보인 것은 2008년 9월(5.1%) 이후 처음이다.

5%대 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외식 등 개인서비스가 견인했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8.3% 올라 2008년 10월(9.1%)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5월 물가 상승률 중 절반인 2.86%포인트를 공업제품이 기여했다.

러시아산 원유 부분 금수 조치 등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석유류는 34.8% 상승했다. 이 중 경유는 2008년 7월(51.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밀가루(26.0%), 식용유(22.7%), 빵(9.1%)을 비롯한 가공식품도 7.6%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외식(7.4%)과 외식 외(3.5%)가 모두 올라 5.1% 상승했다. 2008년 12월(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5월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1.57%포인트였다.

5월 가스요금 인상 영향으로 전기·가스·수도는 9.6% 올랐다. 전기요금은 4월 인상이 반영돼 11.0% 올랐고, 도시가스 요금 역시 4월과 5월 연달아 인상돼 11.0% 상승했다. 상수도료도 3.5% 올랐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육류 코너에 삼겹살이 진열돼 있다. 연합

농·축·수산물은 축산물(12.1%)을 중심으로 4.2% 올랐다.

사료비와 물류비가 오른 영향으로 축산물 중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 국산 쇠고기(2.7%) 가격이 뛰었다. 농산물 중에는 감자(32.1%), 배추(24.0%) 상승률이 높았다.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7% 올라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1%로 2009년 4월(4.2%) 이후 최고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6월 물가는 전월 대비 상승률이 -0.4% 이상이 되지 않는 한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4.3%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