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보고 있나… 세심한 네이마르, 아이에도 매너

입력 2022-06-03 08:42 수정 2022-06-03 08:56
부상에도 선발로 나선 네이마르. 연합뉴스

브라질 축구 스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가 한국과의 평가전 과정에서 보여준 ‘매너’로 한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3년 전 ‘노쇼 논란’을 일으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비교돼 더욱 호감을 얻은 모양새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한국과 브라질의 평가전은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인 브라질의 5대 1 대승으로 끝났다. 특히 부상에도 출전해 후반 33분 교체될 때까지 두 골을 뽑아낸 네이마르는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뽑혔다.

앞서 네이마르는 한국전을 앞두고 1일 진행한 훈련에서 발등 부상을 당했다. 부상 사진을 직접 SNS에 공개하기도 해 결장 우려는 커졌다. 그러나 경기 당일 네이마르는 보란 듯이 선발 출전해 맹활약을 펼쳤다. 특유의 화려한 플레이를 뽐내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리머니하는 네이마르. 연합뉴스

경기에 앞서서도 팬들의 마음을 녹인 장면이 있었다. 애국가 제창 때, 네이마르는 자신의 에스코트 키즈로 나온 꼬마 아이의 가슴에 왼손이 올라가 있자 아이의 왼손을 슬그머니 내리고 오른손을 가슴에 올려줬다. 중계 카메라에는 이 모습이 잡히지 않았으나 경기 이후 온라인에 영상 등이 올라왔고, 슈퍼스타의 남다른 세심함에 팬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네이마르는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으로 방한 기간 내내 한국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경기 일주일 전 입국한 네이마르는 팀 동료들과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남산 케이블카도 타는 등 ‘한국 여행’을 만끽했다. 팬 서비스도 훌륭했다. 훈련장, 숙소를 찾은 팬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기꺼이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경기 종료 뒤 6만여 관중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네이마르는 관중석을 보며 박수로 화답했다. 라커룸으로 이동한 뒤에는 한국의 동갑내기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유니폼을 교환했다는 얘기까지 전해져 훈훈함을 더했다.

맞대결 펼친 손흥민과 네이마르. 연합뉴스

이번 한국 원정은 네이마르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은 모양이다. 네이마르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브라질판’ 인터뷰에서 “행복하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체가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정말 놀라웠다. 이 정도로 환영받을 줄 몰랐다. 우리는 한국과 좋은 경기를 치렀다. 한국 역시 우리에게 어려움을 줬다”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호날두와 비교하는 반응이 많았다. 호날두는 2019년 7월 유벤투스 소속으로 한국에서 친선경기를 펼쳤지만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대회 주최사에 맺은 계약서에 ‘45분 이상 출전’이 명시됐음에도 끝내 그라운드에 서지 않았다. 이 문제로 법적 분쟁까지 빚어졌고, 국내에서 ‘날강두’라는 오명을 들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