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의 6·1 지방선거 참패를 놓고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는 건 국민께 가장 질리는 정치행태”라고 이재명 인천 계양을 당선인을 겨냥한 듯한 비판을 내놓자, ‘친이재명’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손혜원 전 국회의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외부의 적과 싸울 때 뒤에 숨어 있다가 싸움이 끝나자마자 최전선에서 싸운 사람에게 잘못 싸웠다고 책임을 지우면서 결과적으로 외부의 적에게 이로운 행위를 하는 자를 우리는 내부의 적이라고 부른다”며 이 전 대표를 저격했다.
그는 “외부의 적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다음에 또 싸워야 할 상대로 우리 앞에 존재할 것이나, 내부의 적은 우리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다”면서 “내부의 적에는 그 어떤 용서도 없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강해진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또 다른 글에서 “이낙연파가 친문재인이라고? 이낙연 지지자와 심복은 경선 이후 윤석열 지지자로 변신하였고, 이낙연은 이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용인을 했으므로 이낙연파는 친윤석열로 판단하는 게 논리적”이라는 주장도 폈다.
손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의 발언을 담은 기사를 공유하면서 “민주당 패배는 바로 당신, 이낙연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본인만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 전 의원은 또 다른 글에서 이재명 당선인의 ‘책임론’을 언급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을 향해서도 “이분 혹시 8월에 당대표 출마하려나? 그렇다면 전당대회 때 이재명 의원을 공격할 밑자락이 필요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당선인이 혁신 주체인지, 쇄신 대상인지를 냉철히 판단해야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손 전 의원은 “이재명 당선자가 대선에서 실패한 것, 지방선거 참패 모두 100% 더불어민주당 책임”이라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을 저쪽 편을 들며 덩달아 떠들어 대는 저분, 원래 제 잘난 맛에 사는 그렇고 그런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계속되는 민주당의 오만과 뻘짓 속에서 그나마 경기지사 성공, 인천 계양에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를 살린 것이 이재명 당선자”라고 거듭 두둔했다.
낙선한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서도 “계산 없이 자신을 던져 최선을 다했던 송영길 후보의 눈물 나는 헌신을 통해 정치인을 재발견한 것도 큰 소득”이라고 치켜세웠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졌잘싸)’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미뤘기 때문”이라며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는 건 국민께 가장 질리는 정치행태다. 민주당은 그 짓을 계속했다. 그러니 국민의 인내가 한계를 넘게 됐다”고 말했다.
‘책임지지 않았다’고 지칭한 대상이 명시되진 않았으나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패배했던 이재명 당선인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