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37.7%.
지난 3·9 대선과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광주광역시 투표율의 극적인 변화다. 불과 3개월 사이에 광주 투표율은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전국 최저 투표율이었다. 역대 대선·총선·지방선거를 포함해 광주의 투표율이 40%에 미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광주의 역대 지방선거 최저 투표율은 20년 전인 2002년 3회 지방선거 때 42.3%였다.
‘텃밭’인 광주에서 감지된 민심의 변화에 더불어민주당은 자성의 반응을 보였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당선인은 지난 1일 밤 일찍이 당선이 확정됐다. 하지만 지지자들을 향한 그의 목소리는 풀이 죽어 있었다. 그는 “(당시) 득표율 77.6%에도 환호하지 못한 건 낮은 투표율 때문”이라며 “또 한 번의 쓰라림으로 승리에 환호할 수도, 만세를 할 수도 없다”고 했다.
강 당선인은 다음 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이후에도 “선거에서 지역민이 보여준 투표율의 의미를 아프게 가슴에 새겨 혁신하겠다”며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함께 한 송갑석 시당위원장은 “광주 시민이 보여준 투표율의 의미를 아프고 매섭게 가슴에 새기겠다”고 했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전국 최저, 37%를 겨우 넘긴 광주의 투표율은 민주당의 위기이며, 광주 공동체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비판에 나섰다.
이 단체는 “촛불 혁명을 통해 집권한 민주당은 시민 열망을 번번이 외면했다. 지난 5년 동안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됐다”며 “민주당 역시 기득권 일부가 돼 시민들의 삶을 보호·개선하는 일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분노가 이번 선거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심판이 투표 포기로 나타났지만, 민주당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언젠가는 적극 투표를 통한 심판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방선거 참패를 거울삼아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광주 투표율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국민은 민주당에 광역단체장 5대 12보다 더 무서운 질책을 주셨다. 특히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었다”며 “민주당이 그동안 미루고 뭉개며 쌓아둔 숙제도 민주당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만큼 무거워졌다”고 성토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