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흑서’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는 6·1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민주당과 586에 대한 정치적 탄핵 표시”라고 평가했다.
권 변호사는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낮은 투표율, 민주당의 참패, 윤심(尹心)을 표방했던 김은혜 후보의 낙선과 김동연 후보의 아슬아슬한 신승”이라고 이번 선거의 의미를 요약했다.
그는 “이 사실들의 의미를 종합해 보면, 국민은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의 법적 탄핵을 마무리하면서 구보수를 일소하고자 했다면, 이번 지선에서는 민주당과 586에 대한 정치적 탄핵을 표시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새로운 시대를 이끌 비전 있는 정치 세력이라기보다 산업화 시대와 민주화 시대의 서사 모두를 마감하기 위한 중간적 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특히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에 대해서 “자신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인물이 됐다”면서 “만약 아직 총체적인 국정운영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구보수의 국정철학 방향을 답습하고 있는 중앙정부 또는 다른 광역지자체장과는 다른 차별적인 자신만의 새로운 도정운영 능력을 보인다면 다음 세대를 시작하는 새 정치의 길을 열게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민주당 심판을 위해 김은혜 후보를 찍었으면서도 김동연 후보 당선에 기대를 걸게 되는 사람들의 마음이 구 시대는 종식되었으나 오지 않은 새 시대에 대한 기대를 정확히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비판을 담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 흑서)의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권 변호사는 “조국흑서의 역할은, 아니 그중 적어도 내가 생각한 나의 역할은 아마도 시대의 소임을 이미 다 마감하고도 안주하며 타락해 가던 586을 끌어안고 강에 몸을 던진 논개가 아니었을까”라면서 “그것으로 내가 20대 이후로 공유해 왔고 자유롭지 못했던 ‘민주화 세대의 연대책임’은 그 몫을 충분히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팬덤정치의 패악’ ‘내로남불의 불공정·몰상식’ ‘부당산 기득권과 싸우기를 포기하고 안주하는 무능·무기력’을 조국흑서를 통해 위험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이런 정치의 극복은 민주당만이 아닌 양 당 모두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