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정의당은 대표단 전원이 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기로 결의했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구 중 7곳(서울·경기·인천·대구·부산·경남·광주)에 후보를 냈지만, 단 한 명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7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는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기초단체장 선거구 226곳 중 9곳에만 후보를 내는 ‘선택과 집중’ 전략도 모든 후보가 낙선하며 헛수고로 돌아갔다. 광역·기초의원 당선인 또한 8명에 불과했다.
정의당은 진보 성향 지지세가 뚜렷한 호남에서도 국민의힘보다 못한 광역·기초 비례대표 득표율을 올리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원외정당인 진보당에도 밀리는 굴욕을 맛봤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은 진보정당 2인자의 자리도 위태롭게 된 것이다. 진보당에서는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후보가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진보당은 또 전남·전북·울산·충북·경기·서울에 광역 또는 기초의원 20명을 입성시키는 성과도 냈다.
정의당으로선 이번 선거 결과가 지난 대선에 이은 ‘2연속 참패’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심상정 전 대표가 대선에서 2.4%라는 초라한 득표율을 기록한 뒤 또다시 전국 단위 선거에서 저조한 성적을 낸 것이다.
정의당의 위기는 고질적인 ‘인물난’의 영향이 크다. 심 전 대표를 이을 당내 전국구 스타가 없다는 것이다. 대중적인 정책이 부족하다는 점도 정의당의 약점으로 꼽힌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국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열고 “지방선거 패배에 승복하며 당대표를 비롯한 대표단 전원이 총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국민들께서 너무나 냉정한 판단과 엄중한 경고를 보내신 것에 대해 정의당 대표단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성찰하고 쇄신하는 마음으로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선거 후보들과 당원들을 향해서는 “당이 큰 힘이 되지 못해서 너무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