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팔뚝 부상… 류현진 “등판 약간은 후회스럽다”

입력 2022-06-02 14:57 수정 2022-06-02 16: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투수 류현진의 몸 상태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월에 통증을 호소했던 왼쪽 팔뚝이 또다시 말썽이다. 류현진은 한국인 두 번째로 MLB 1000이닝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팔뚝 통증으로 승수를 추가하진 못했다.

류현진은 2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2 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 4이닝 4피안타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총 투구 수는 58개다.

류현진은 리드오프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화이트삭스의 선두타자 AJ폴락은 1회 초 류현진의 커터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3경기 만에 피홈런을 허용한 터라 흔들릴 법도 했지만 류현진은 빠르게 페이스를 찾았다. 그는 3회까지 화이트삭스의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4회에 또다시 흔들렸다. 4회 선두타자 앤드류 본이 출루한 상황에서 강타자 호세 아브레우에게 홈런을 허용한 것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허용한 류현진은 5-3으로 앞선 5회 불펜에 공을 넘겼다. 토론토는 구원투수로 로스 스트리플링을 올렸고, 불펜진의 호투와 타선의 추가 득점에 힘입어 7대 3 승리를 거뒀다. 4회에 강판된 류현진은 시즌 3승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5.48이던 평균 자책점은 5.33으로 내려갔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경기 직후 “류현진은 오늘 시속 137~138㎞밖에 던질 수 없는 상황에서도 4이닝을 막아줬다. 덕분에 불펜을 아낄 수 있었다”며 “류현진이 아마 통증을 참고 던진 것 같다”며 부상 사실을 전했다. 지난주 LA 에인절스 경기에서 65개의 공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던 류현진은 또다시 팔꿈치에 이상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류현진은 또한 “사실 경기 전엔 평소대로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러나 경기 중 지난 경기 조기 강판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아 투수 코치와 감독에게 말하고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등판을 후회하냐’는 질문엔 “경기 전엔 후회하지 않았는데, 경기가 끝나고 나니 약간은 후회스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류현진은 3일 MRI 등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부상자 명단(IL)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한국인 두 번째 MLB 1000이닝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가장 먼저 1000이닝을 돌파한 건 ‘코리안 특급’ 박찬호다. 박찬호는 1994년부터 2010년까지 MLB에서 뛰며 1993이닝 소화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