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박찬욱 “형사 일이 곧 연애 과정…이번엔 좀 달라”

입력 2022-06-02 14:52

박찬욱 감독은 2일 자신의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헤어질 결심’을 “100% 수사 영화이자 100% 로맨스 영화”라고 소개했다. 박 감독은 지난달 28일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로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박찬욱 감독이 이날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에서 “(칸영화제) 세 번째 수상이라는 것보다도 한국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제일 궁금하고 긴장됩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영화는 오는 29일 국내에서 개봉된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품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 감독은 “형사가 용의자를 만나는 관계, 형사의 업무라는 것이 이 영화에서는 연애의 과정”이라며 “신문 과정에서도 정말 보통의 연인들이 할법한 모든 일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혹과 거부, 밀고 당기기, 원망하고 변명하고 이런 일련의 이야기가 신문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라며 “(수사와 로맨스를)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 감독은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박해일과 탕웨이를 주연으로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만들어나갔다고 한다. 그는 “저는 특정 배우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는 법이 없다. 실제로 그 사람이 캐스팅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극 중 인물 이름을) 박해일의 '해' 자를 따서 해준이라는 이름을 지었고요. 정서경 작가가 탕웨이를 쓰기 위해 여자 캐릭터는 중국인으로 하자고 했다”고 회고했다.

탕웨이는 영화에 캐스팅 된 계기로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 스타일을 매우 좋아하는 팬으로서 (캐스팅 제안이) 행운이라 생각했고, 외국어로 연기를 해야 했지만 불안하기보다는 안심됐다”고 말했다.

박해일은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적 색깔과 결과들은 너무 훌륭하시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감독님의 영화에 잘 맞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왔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나리오를 읽어보니까 감독님의 새롭게 변화된 부분과 담백한 톤이 느껴져서 제가 좀 더 뛰어들어가 도전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처음으로 형사 역할에 도전한 박해일은 “장르 영화에서 나오는 형사 캐릭터는 제가 소화하기에 어색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감독님께서 제안해주신 형사 캐릭터는 왠지 모르게 저한테 옷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예상을 했다”고 말했다. 해준이란 인물이 가진 특별함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이번 작품을 두고 “이번에는 좀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며 “감정을 숨기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관객이 저 사람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가까이 스스로 가서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다른 자극적인 요소들은 좀 낮춰야 했다”고 설명했다. 탕웨이도 “감독님의 이전 작품이 ‘무거운 맛’이라면 이번 작품은 '달짝지근한 맛'이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헤어질 결심’은 사운드와 이미지 양쪽 면에서 전부 공을 정말 많이 들였다. 언제 개봉할지 모르니까 끝없이 만지고 만지다 보니 본의 아니게 제 영화 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은 영화가 되어버린 것”이라며 “극장에서 보실만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