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이 세계 경제에 몰아칠 ‘허리케인’을 예고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 긴축이 시장으로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경고다. 연준은 이미 예고한 대로 월간 475억 달러(약 59조5000억원) 한도 내에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했다.
1. “먹구름이 허리케인 됐다”
다이먼은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금융 관련 회의에서 “여러분이 알고 있겠지만 나는 (경제에) 먹구름이 꼈다고 말했다. 이제 그 말을 바꾸겠다. 그것은 허리케인이 됐다”며 “작은 허리케인이 될지, ‘샌디’처럼 슈퍼 허리케인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JP모건은 이미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디’는 2012년 10월 카리브해에서 북상해 미국 뉴욕과 뉴저지로 상륙한 초대형 허리케인의 이름이다. 다이먼은 10년 전 허리케인의 공포를 기억할 뉴욕 월스트리트에 ‘샌디’를 언급해 자신이 예상하는 경제적 충격의 규모를 설명했다. 다이먼은 지난주 JP모건 투자자 행사에서 향후 경제 전망을 ‘먹구름’으로 묘사했다. 불과 1주일 만에 ‘먹구름’을 ‘허리케인’으로 ‘격상’했다.
다이먼의 경제 전망이 급변한 제1의 원인은 이날부터 시작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다. 연준은 지난 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00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빅스텝’(50bp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8조9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차대조표를 이날부터 축소할 계획을 밝혔다. 이른바 양적 긴축을 시작한 것이다.
연준은 6월 만기 도래 채권 및 주택저당증권(MBS) 가운데 475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재투자하지 않고 시장에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대차대조표를 줄일 계획이다. 3개월 뒤부터는 축소 규모가 950억 달러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다이먼은 “이런 규모의 양적 긴축을 우리는 겪은 적이 없다. 역사책에 나올 정도의 무언가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이먼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가, 유가 상승도 시장에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거의 틀림없이 더 오를 것”이라며 예상가를 배럴당 150∼175달러로 제시했다.
연준의 양적 긴축 시행과 다이먼의 발언은 이날 미국 뉴욕 증권시장을 흔들었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모두 0.5~0.7%대 낙폭을 기록했다. JP모건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75%(2.32달러) 하락한 129.91달러에 장을 마쳤다.
2. 메타 플랫폼스 [FB]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미국 SNS 플랫폼 겸 메타버스 기업 메타 플랫폼스는 이날 나스닥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2.58%(5달러) 하락한 188.64달러에 마감됐다. 메타에서 마크 저커버그 CEO에 이어 ‘2인자’로 평가됐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14년 만에 사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날 “샌드버그가 올가을 메타를 떠나기로 했다. 다만 이사회에는 계속 남아 계속 일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에 “2008년 이 일을 시작했을 때 5년만 버티길 바랐다. 그 14년 뒤에 있는 지금은 인생의 다음 장을 쓸 때”라고 적었다. 메타의 차기 COO는 하비어 알리번 최고성장책임자로 지목돼 있다.
샌드버그는 미국 재무장관 비서실장을 지냈고, 세계은행과 구글에서 재직했다. 구글에서 광고 기반 수익구조를 확립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페이스북을 세계적인 플랫폼으로 올려 세웠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샌드버그의 사임이 메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3. 츄이 [CHWY]
미국 반려동물용품 제조 기업 츄이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3.49달러에 마감돼 5.28%(1.31달러)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시간 외 매매에서 반전을 일으켰다. 애프터마켓에서 12.5%(3.1달러) 급등한 2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추이는 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24억3000만 달러로 집계돼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24억2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04달러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 전망치에서는 0.13달러의 주당순손실이 예상됐다. 츄이는 손실로 예상됐던 실적을 이익으로 발표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