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정조준’했나…“책임자가 ‘남탓’ 가장 질리는 정치행태”

입력 2022-06-02 11:3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혹한 성적표를 거둔 이유와 관련해 “민주당은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미뤘기 때문”이라고 2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는 건 국민께 가장 질리는 정치행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3·9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석패했던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당의 선거 운동을 이끌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민주당이 패배했다. 아픈 패배였다. 대통령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며 “국민은 민주당에 광역단체장 5대 12보다 더 무서운 질책을 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선거 패인에 대해 “(선거) 패자가 할 일은 대체로 이렇다. 패배를 인정하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해 받아들이며, 그 원인이 된 문제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며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며 “출발부터 그랬으니, 그다음 일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 그러니 국민의 인내가 한계를 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이제 민주당은 또 다른 임시 지도부를 꾸려 대선과 지선을 평가하고 반성과 쇄신에 나설 것 같지만,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 지도부와 평가 주체가 정당성 있게 구성되고, 그들의 작업이 공정하게 전개될 것이냐가 당장 과제”라고 강조했다.

곧이어 “혹시라도 지도부와 평가 주체의 구성부터 평가작업의 과정과 결과가 또다시 모종의 정략으로 호도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잘못하면 민주당의 위기는 걷잡기 어려울 만큼 커질지도 모른다. 동지들의 애당충정과 지성을 믿는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