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텃밭’ 경북에서 승리한 무소속 3인의 비결은?

입력 2022-06-02 09:28
최기문 영천시장은 “산적한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정 정당 소속으로 정당 이익에 치우치는 사람보다 시민만 바라보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맞서며 표밭을 다졌다.

‘보수의 텃밭’이라 불려지는 경북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승리한 무소속 당선자들이 눈길을 끈다.

경북지역 23개 시·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단체장은 최기문 영천시장, 김주수 의성군수, 남한권 울릉군수 당선인 등 3명이다. 최 시장은 재선에, 김 군수는 3선에 성공했고, 남 당선인은 초선이다.

지역 주민들은 “이들의 당선에는 각자의 경쟁력과 신뢰감을 심어준 행정능력 등이 원동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찰청장 출신인 최 시장은 제19대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후보와 접전을 펼쳤다.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 경쟁 후보들보다 압도적 우위에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격차가 줄어 한때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특히 선거운동 기간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 영천을 지역구로 둔 이만희 국회의원 등이 영천을 찾아 박 후보를 지원하는 등 힘을 쏟았다.

이에 최 시장은 개인의 인맥을 바탕으로 전직 경북도의원, 영천과 인접한 경산에 있는 대학의 전직 총장들의 지원을 받으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그는 “산적한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정 정당 소속으로 정당 이익에 치우치는 사람보다 시민만 바라보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맞서며 표밭을 다졌다.

대형 화물차 공영주차장 조성, 문화예술회관 건립, 청소년 시내버스 요금 전액 지원, 반려견 테마파크 조성 등 지난 4년간 시정을 이끌면서 파악했던 주민 숙원 사업 해결을 내세우며 민심을 파고 들어 결국 승리를 이끌어 냈다.

김주수 군수는 “항공물류 및 항공정비산업단지 조성, 대구∼신공항 철도 신설, 신선 농산물 수출단지 조성, 스마트 농식품 푸드 클러스터 조성 등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농림부차관 출신으로 3선에 성공한 김 군수는 당초 격전지가 될 거라는 예상이 무색하게 개표 시작 무렵부터 상대 후보를 크게 앞선 끝에 완승을 거뒀다.

이번 선거에서 김 군수는 원래 국민의힘 당내 경선 대상이었지만 최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 경쟁 후보가 경선결정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법원이 인용하면서 경선에 나갈 수 없게 됐다.

이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지난 8년 간 군수로 일하며 거둔 성과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유치한 주역으로서 사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할 후보는 자신밖에 없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이웃사촌시범마을 사업 등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의성군이 회생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을 알리는 데도 힘썼다.

김 군수는 “항공물류 및 항공정비산업단지 조성, 대구∼신공항 철도 신설, 신선 농산물 수출단지 조성, 스마트 농식품 푸드 클러스터 조성 등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남한권 울릉군수 당선인은 70% 가까운 득표율로 국민의힘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다. 그는 “군민의 마음을 헤아리며 작은 일부터 챙기는 군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남한권 울릉군수 당선자는 육군 인사행정처장(준장) 출신으로 국민의힘에서 당내 경선을 치르기 전에 일찌감치 탈당해 무소속으로 표심을 공략해왔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현 김병수 군수에게 700표 차이로 패한 뒤 와신상담해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70% 가까운 득표율로 국민의힘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다.

남 당선인은 “군민의 마음을 헤아리며 작은 일부터 챙기는 군수가 되겠다”며 “군민이 주주가 되는 전국 1위 주식회사 울릉, 100만 관광객이 몰려드는 울릉, 신비한 보물섬 명품 울릉, 다 함께 따뜻하고 가족같이 행복한 울릉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