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귀결된 6·1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회초리가 아니라 야구방망이로 맞았다”는 비유를 들어 자성했다.
박 의원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미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이 ‘민주당 이러면 안 된다’고 회초리를 주셨지만 민주당은 변화와 혁신 없이 계속 갔고, 결국 대선에서 심판을 받았는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며 국민의 질책과 평가를 회피했다”며 “이 때문에 이런 준엄한 평가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의 인천 계양을 출마와 당선을 놓고도 “이재명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이 볼 때 대선 패배 책임자들이 다시 지방선거 전면에서 선거를 지휘해 대선 연장전으로 선거를 끌고 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결과적으로 (이 위원장은) 외려 계양에 발이 묶였다. 당 지도부도 계양으로 찾아가는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스스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다”며 “맡으면서 ‘무한 책임’이라고 언급한 게 있다. 이것을 어떻게 보면 될지, 비상대책위원회는 그냥 이대로 계속 갈 수 있을지 등 어쨌든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국민이 회초리든 야구방망이든 내렸으면 ‘달라지겠다’는 다짐을 하고 변화를 해야 한다”며 “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고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간다면 이번 선거는 내후년 총선의 예고편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결과가 또 여전히 ‘졌잘싸’라고 하면 야구방망이보다 더 큰 게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대위 혁신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런 완패 상황에서 비대위가 계속 가겠다고 하면 이는 용인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놓고는 “(선거 결과에 대해) 이 위원장의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며 “본인도 무한 책임을 말했기에 당 혁신을 이야기해야 한다. 이 위원장이 혁신의 주체인지 쇄신의 대상인지 냉철히 판단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대선 연장전’으로 불린 6·1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이 광역자치단체장 17곳 기준으로 경기·전북·전남·광주·제주 5곳을 뺀 12곳을 차지했다. 7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5곳에서 승리해 2곳에서 당선된 민주당에 우위를 보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