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1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 17개 시·도 가운데 과반이 넘는 12곳에서 승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5곳에서 당선됐다. 7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5곳에서 승리해 2곳에서 당선된 민주당에 우위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대선에 이어 충격의 2연패를 맞게 됐다. 정권심판론의 여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은 4년 전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제주를 제외한 14곳을 싹쓸이했지만 이번에는 반대의 상황이 됐다. 유권자들이 윤석열정부의 안정적 운영에 힘을 실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싹쓸이… 민주, 경기지사 역전승
2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국민의힘은 수도권 3곳 가운데 2곳에서 승리했다. 서울시장 오세훈 후보, 인천시장 유정복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충북 김영환, 충남 김태흠, 세종 최민호, 대전 이장우 등 4곳에서 당선됐다. 기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도 대구 홍준표, 경북 이철우, 부산 박형준, 울산 김두겸, 경남 박완수, 강원 김진태 후보가 승리했다.
선거기간 내내 박빙 구도가 이어지며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경기지사의 경우 김동연 민주당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다.
김은혜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막판까지 김동연 후보를 근소한 격차로 앞서갔지만 김동연 후보는 2일 오전 5시32분쯤 처음 역전한 뒤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오전 7시4분쯤 당선을 확정 지었다. 김은혜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무산된 후 완주한 강용석 무소속 후보는 1·2위 후보의 표차를 뛰어넘는 5만4000표 이상(0.95%)을 얻었다.
민주당은 경기지사에 더해 광주 강기정, 전남 김영록, 전북 김관영, 제주 오영훈 등 4곳에서 승리했다.
직전 대선과 비교할 때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보다 앞섰던 경기·인천·제주·전남·전북·광주·세종 등 7곳 가운데 인천·세종 등 2곳에서 양당의 지지세가 뒤집혔다.
‘정권 안정론’ 우세 평가… 민주당 후폭풍
국민의힘이 승리한 배경에는 ‘정권 안정론’이 자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이나 코로나19 손실보상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도 여권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지방권력 상당수를 되찾으면서 국회에서 의석수 열세를 보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반면 민주당은 잇따른 성비위 논란과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꺼낸 ‘86 용퇴론’에 따른 당 내홍, 이재명·송영길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 등이 유세 막바지에 악재가 됐다는 해석이다. 민주당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2연패 하면서 당분간 비대위 책임론과 당 쇄신 방향 등을 놓고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도권 표밭인 경기지사를 수성하면서 완패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7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국민의힘이 기존 지역구 4곳(대구 수성을·충남 보령서천·경남 창원 의창·경기 성남 분당갑)을 지키고 민주당 지역구 1곳(강원 원주갑)까지 탈환하며 우위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기존 지역구 3곳 가운데 2곳(인천 계양을·제주 제주을)만 수성에 성공했다.
직전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55.2%)와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분당갑 후보(62.8%)는 국회의원 당선을 확정 지으며 여의도에 동반 입성하게 됐다.
아울러 대구 수성을 이인선, 경남 창원·의창 김영선, 강원 원주갑 박정하, 충남 보령·서천 장동혁 국민의힘 후보와 제주 제주을 김한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국회 의석수는 국민의힘 109→114석, 민주당 167→169석으로 소폭 조정됐다.
기초단체장에서도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뒀다. 개표율 99.79% 기준 전국 시·군·구 226곳 가운데 국민의힘 145곳, 민주당 63곳, 무소속 17곳, 진보당 1곳 순으로 우위를 점했다.
서울은 25개 구청장 가운데 국민의힘이 강남 3구를 비롯해 종로·중구·용산 등 17곳, 민주당이 강북·노원·성북·성동·중랑·은평·관악·금천 등 8곳에서 승리했다. 4년 전 서초 1곳을 제외한 24개 구청장을 민주당이 석권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초단체 지형도 대대적으로 바뀌게 된 셈이다.
경기도 역시 31개 기초단체 가운데 국민의힘이 22곳, 민주당이 9곳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광역의회 역시 국민의힘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비례대표 의석수를 결정할 정당 지지율에서 개표율 95% 기준으로 국민의힘이 53.9%, 민주당이 41.0%를 차지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