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저격수’로 불리는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우세 지역인 서울 강서구에서 승리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의 김 후보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일하며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했다. 당시 민정수석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김 당선인은 2일 오전 7시 기준 개표율이 99.94%인 가운데 13만2080표(51.30%)를 얻어 상대인 김승현 민주당 후보(12만5341표·48.69%)를 누르고 서울 강서구청장에 당선됐다.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자리를 탈환한 건 12년 만이다. 강서구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49.17%)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6.97%)를 앞선 곳이다. 김 당선인은 2020년 제21대 총선 당시 진성준 민주당 강서을 후보에게 패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김 후보를 상대로 이겼다.
검찰 수사관 출신의 김 당선인은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에 걸쳐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일했다. 특히 문재인정부 민정수석실에서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해 주목받았다. 당시 민정수석은 조 전 장관이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뇌물수수·수뢰후부정처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김 당선인은 지난 대선 윤석열 캠프에 공익제보특위 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강서구와 특별한 연고는 없지만 정부 요직을 두루 지냈던 경험을 강조하면서 “지자체장의 업무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야말로 지역의 숙원 사업을 이루는 데 없어선 안 될 무기”라고 유세에 나섰다.
그의 주요 공약은 전면 재개발·재건축 확대다. 김 당선인은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신속한 개발계획을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낙후된 화곡·등촌동 일대를 전면 개발해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동네’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의 공약에는 임대주택 고급화 전략 등도 포함돼 있다.
김 당선인은 ‘76만 유튜버’로도 잘 알려져 있다. 문화·예술 융성 공약사업의 하나로 “(이전할) 강서구청 부지에 ‘뉴미디어 산업지원센터’를 지어 젊은이들의 콘텐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직접 뉴미디어 노하우도 전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