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영광, 축하”… 野 ‘이재명 책임론’ 대두

입력 2022-06-02 04:27 수정 2022-06-02 09:51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 명 살고 다 죽었다.”(이석현 전 민주당 의원)
“의혹이 해소된 후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게….”(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이 확실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 위원장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지만 정작 당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결과가 나온 탓이다.

3선의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며 이 위원장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댓글을 통해 “이 말에 내 친구 이재명의 답이 있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이어진 게시물에서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정치고향인 분당 갑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짐에도 이른바 ‘안전한 지역’을 찾아 계양을을 선택했다”며 책임론을 언급했다.

그는 “이재명 위원장은 본인의 당선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계양으로 ‘도망’갔다. 경기지사 선거의 패배를 예고한 행위였다”고 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시행된 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 후보를 함께 언급하면서 “대선 패배의 핵심 책임자였던 두 후보의 출마는 강성 지지자들에게는 적극적인 환영을 받았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위원장이 나타나는 곳곳마다 다니며 제2의 대선을 보여주는 듯 행동했다”며 “그러나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에게는 일찌감치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대선패배 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위로하며 지냈던 순간 민심은 민주당으로부터 멀어져갔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모습으로 비쳤다”며 “송영길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제 지역을 떠난 조기 등판은 그 정점이었다”고 했다.

민주당 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김해영 전 의원은 1일 SBS 개표방송에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민주당의 지방선거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이재명 위원장이 8월 전당대회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며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여러 형사적인 의혹들이 제기된 상태 아니냐. 그런 의혹들이 해소된 후 당대표에 출마하고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게 대한민국과 당에 좋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국회 부의장 출신이자 6선인 이석현 전 민주당 의원도 2일 새벽 페이스북에서 “한 명 살고 다 죽었다”며 이 위원장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 그는 “험난한 역사 속에 부대끼며 생존해 온 민주당 70년을 돌아본다”며 “면피용 반성문, 진정성 없는 혁신에 국민은 식상하다. 쇄신은 책임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