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이재명 겨냥?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지”

입력 2022-06-01 23:31 수정 2022-06-01 23:40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왼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31일 인천 계양구 계산역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11월 25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는 박지원 당시 국가정보원장. 국회사진기자단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6·1 지방선거의 개표 중인 1일 밤 10시9분 페이스북에 “(지상파)TV 3사, JTBC 출구조사를 시청하고 밖으로 나와 정처 없이 걷는다. 이 책임을 누가 질까”라고 반문하면서 “‘自生黨死’(자생당사).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 광주의 투표율을 보고 길을 찾으라”고 적었다.

광주는 더불어민주당의 ‘표밭’으로 평가되지만,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집계된 지방선거 최종 집계에서 37.7%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박 전 원장의 글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심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KEP(KBS‧MBC‧SBS) 공동 출구조사에서 광주, 전남, 전북, 제주에서만 승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박 전 원장이 ‘당내에서 유행한한다’는 말로 쓴 ‘자생당사’의 대상을 놓고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지적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KEP 공동 출구조사에서 이 총괄선대위원장은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출마한 인천 계양을에서 54.1%를 득표할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원장은 “일본항공이 방만한 경영으로 상장 폐지되고 3년간 피나는 구조조정을 실시한 뒤 다시 상장할 당시 회장 왈 ‘망하니까 보이더라’”고도 적었다. 지난 3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 민주당의 쇄신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黨生自死(당생자사)’.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 정처 없이 걷는다”고 덧붙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