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되는 것에 맞춰 경찰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도피 사범을 속속 검거해 국내로 송환하고 있다. 경찰청은 최근 베트남에서 현지 교민을 상대로 20억원 상당의 투자 사기를 벌인 피의자와 국내에서 22억원 상당의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베트남으로 도망친 피의자 등 2명을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지난해 9월 베트남에 있는 경찰주재관을 통해 ‘한국인 수배자 A씨가 교민들을 상대로 거액의 투자 사기를 벌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A씨는 “하노이에서 100만평 규모의 리조트, 호텔 공사를 한다”고 홍보하면서 “회사 운영자금을 빌려주면 전액 상환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교민 30여명을 대상으로 최소 20억원 상당의 돈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 받아 베트남 공안과 함께 A씨 추적에 나섰다. 지난달 A씨가 베트남 하노이의 한 병원에 나타났다는 첩보가 접수되자, 베트남 공안부는 즉각 검거팀을 파견해 A씨를 붙잡았다. 그는 지난달 25일 국내로 송환됐다.
국내에서 투자 사기를 벌인 뒤 베트남으로 도피한 사기 피의자도 검거됐다. B씨는 2017년 “음식점 개업에 투자하면 연 3%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이는 등 국내에서 22억원 상당의 돈을 가로챈 뒤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지난 3월 B씨가 베트남 다낭에 체류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고, 경찰은 베트남 공안부의 협조를 얻어 호텔에 투숙하고 있던 B씨를 검거했다. 그는 1일 국내로 송환됐다.
강기택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장은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국제 공조를 통한 도피 사범 검거 및 송환이 정상화돼 가고 있다”며 “도피 사범의 경우 교민 사회에서 재차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검거와 송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