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버스 타고, 설악산에서 내려와…강원도 투표 행렬

입력 2022-06-01 16:29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1리 주민 이씨 부부가 1일 지방선거 투표 참여를 위해 구만리 선착장에서 내려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천댐이 생기면서 육로가 끊겨 육지 속의 섬이 된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1리 주민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 마을 주민 이모(80)씨 부부는 1일 오전 마을에서 배를 타고 구만리 선착장까지 나와 미니버스로 갈아탄 뒤 투표소인 풍산초교를 찾았다.

투표 때마다 마을 주민 10여명이 함께 투표했지만 다른 주민들은 사전투표를 이미 마쳤다. 이날 배와 버스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교통약자의 이동을 돕기 위해 마련했다.

동촌2리 장복동 이장은 “오늘 투표하는 주민은 배를 타고 나온 뒤 이 버스를 타고 3km가량 비포장길을 지나 40여분 거리의 풍산초교까지 이동해야 한다”며 “비록 멀고 힘들지만 앞으로 세상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발 1708m 설악산 대청봉 인근 중청대피소 직원들도 한 표를 행사했다. 9명이 3개 조로 나누어 교대근무를 하는 대피소 직원 중 일부는 휴무를 이용해 사전투표를 한 데 이어 이날 휴무인 직원들은 하산 후 투표에 참여했다.

강원도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도지사와 도교육감 각 1명, 시장·군수 18명, 광역의원 49명, 기초의원 174명, 원주갑 국회의원(보궐) 1명 등 244명의 지역 일꾼을 뽑는다.

선거에는 도지사 후보 2명, 교육감 후보 6명, 시장·군수 후보 49명, 광역의원 후보 102명(비례 11명 포함), 기초의원 후보 337명(비례 49명 포함), 국회의원 보궐 2명 등 총 49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 유권자 수는 133만6080명으로 지난 대선보다 1만2602명이 늘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