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메뉴는…해물탕 아니 “투표용지 주세요” [포착]

입력 2022-06-01 13:13 수정 2022-06-01 14:54
인천시 미추홀구 한 해물탕 식당에 마련된 인천시 주안4동 제3투표소에 1일 오전 유권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예식장과 식당, 아파트 주차장과 안경점 등 곳곳으로 향했다. 편의를 위해 접근성이 좋은 민간 시설을 빌려 투표소로 사용하면서 생긴 풍경이다. 본투표가 전국 1만4465개 투표소에서 실시된 가운데 이색 투표소들이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자동차 대리점에 마련된 군자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광진구 군자동 제2투표소는 한 자동차 대리점에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투표하러 온 일부 유권자들은 전시장과 라운지를 둘러보며 차량을 시승하기도 했다.

광진구 구의제2동 제4투표소는 이 지역 한 카페에 설치됐다. 이 카페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본래 영업도 하고 있어 투표를 마친 후 음료도 주문할 수 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 마련된 구의제2동 제4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뉴시스

안경점에 설치된 광진구 화양동 제5투표소에는 각종 안경이 진열돼 있고, ‘점포정리’ 현수막이 붙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유권자들이 서울 광진구의 한 안경점에 차려진 투표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안경점에 마련된 화양동 제5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뉴시스

충남 논산 연산초등학교에 마련된 연산면제1투표소에는 교과서와 바인더, 화이트보드 등 수업 도구들이 자리해 있었다.
제8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일인 1일 오전 충남 논산 연산초등학교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번 배를 타고 나와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도 있다. ‘내륙의 섬’으로 불리는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1리 4반의 주민들이다. 이곳은 1940년대 화천댐 건설로 육로가 없어지면서 육지 속의 섬이 됐다. 주민들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한 5t짜리 배를 타고 나와서도 왕복 2시간이 넘게 미니버스를 타야 한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강원도 화천읍 동촌1리 4반의 주민들이 투표하기 위해 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강원도 화천읍 동촌1리 4반의 주민들이 투표하기 위해 선관위에서 제공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 주안4동 제3투표소는 한 해물탕 가게에 마련됐다. 해당 가게 업주는 “투표 때마다 선관위 측에 빈 곳인 1층을 투표소로 제공하고 있다. 2층에서 기존 영업을 한다”며 “투표를 마치고 찾아오는 손님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미추홀구 한 해물탕 식당에 마련된 인천시 주안4동 제3투표소에 1일 오전 유권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북카페에 마련된 서울 황학동제2투표소에는 커피추출기와 함께 다양한 책들이 진열돼 있다. 이외에도 식물원, 예식장 신부대기실, 태권도장 등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서울 황학동제2투표소(황학동주민센터 북카페)를 찾은 유권자들이 소중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뉴시스

투표소는 보통 학교나 주민센터, 관공서 등에 설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인근에 마땅한 공공기관이나 관공서가 없는 경우에는 이처럼 이색적인 장소에 투표소가 설치되기도 한다.

공직선거법 제147조(투표소의 설치)는 투표소를 투표구 내 학교, 읍·면·동사무소 등 관공서, 공공기관·단체의 사무소, 주민회관 기타 선거인이 투표하기 편리한 곳에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투표소를 설치할 적당한 장소가 없는 경우에는 인접한 다른 투표구에도 설치할 수 있다.

이색 투표소 현장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커피 한잔하러 카페 가면서 투표도 해야겠다” “자동차 대리점에 간 김에 시승하면 될 듯” “투표장에 책이 있으니 색다른 기분” “투표하러 배까지 타다니”라며 색다른 경험일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