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개인 팬카페를 통해 공개해 논란에 휩싸인 것과 관련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제2부속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전 원장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영부인에 대해서 지나친 관심은 금물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영부인의 패션은 국격이다. 부인이 추레하면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명품은 개방을 위해서, 국내산 제품은 국산품 애용을 위해서 이용할 수 있다”며 “김정숙 여사님 패션도 예산 사용 운운하며 비난할 일도 아니고 김건희 여사님도 자신의 돈으로 구입했다고 자랑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는 최근 김 여사의 사진이 공개될 때마다 그가 착용한 셔츠와 신발 등이 이슈가 되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여사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3만원대 슬리퍼, 5만원대 치마 등을 입어 이목을 모았다. 최근에는 프랑스 명품 디오르 제품으로 추정되는 블라우스, 신발 등을 착용해 화제가 됐다.
박 전 원장은 “첨언한다. 윤 대통령님,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시라”라며 “영부인은 영부인의 임무가 있다. 제2부속실 만들어 영부인을 영부인답게 보필하라 하시라”고 전했다. 폐지한 제2부속실을 부활시키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 따라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 직제를 폐지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김 여사가 앞으로 활동할 때 보좌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부속실 내에서 김 여사만을 담당하고 서포트하는 게 아니라 김 여사 업무도 같이 담당할 수 있는 직원들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여사는 최근 반려견을 데리고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해 윤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은 뒤, 이를 개인 팬카페를 통해 공개해 논란에 휩싸였다. 공식적인 대통령실 공보라인을 거치지 않고 보안 구역 내 사진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처음에는 사진 촬영 경위 등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으나, 논란이 일자 김 여사의 카메라로 부속실 직원이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