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집무실에서 사진을 찍은 것을 두고 방송인 김어준씨와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가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 집무실에 부인이 놀러 가서 사진 찍는 건 공사구분이 안된다는 말”이라면서 “대통령 부인놀이 적당히 좀 하자”고 지적했다.
이에 강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아내 미셸 오바마 여사의 사진을 공개하며 “오바마도 재임 중 집무실에서 부인과 애정을 한껏 드러내는 사진을 찍었다. 대통령 부인이 휴일에 방문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반박했다.
김씨는 다시 31일 방송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진을 찍은 장소는 그 유명한 미국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가 아니라 대통령 관저”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도 대통령 부인이 사적으로 대통령 집무실에 가지 않는다”며 “미국 대통령 집무실에 부인이 등장하는 때는 해외정상 부부맞이 등 공식행사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 대통령 가족이 드물게 집무실 사진에 등장하는데 그것은 다 아이들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아들, 오바마 딸 등”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조용히 간직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 팬클럽을 통해 유포하는 것을 ‘뭐가 문제냐’고 하고, 대통령실도 사진 찍은 이가 대통령실 직원이 아니라고 했다가 (대통령실 직원이 김 여사 카메라로 찍었다며) 말을 바꿨다”면서 “그냥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하면 될 일을 자꾸 엉뚱한 변명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변호사는 곧장 재반박에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에 “(오바마 부부) 사진을 찍은 장소는 대통령 관저”라며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등의 경우를 들었다.
강 변호사는 “미국 대통령 가족은 이산가족입니까? 아니면 부부가 이혼한 가정인가”라며 “아이들은 집무실에 놀러 가도 부인은 안 간다는 말은 무엇에 근거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대통령 부부가 휴일에 남편인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한 것이 공적인 일인가”라며 “공사 구분을 그렇게 강조하시는 분이라면 김정숙 여사가 외국에 나가 대통령 앞에 걸어가며 사열을 받는 등 공사구분 못할 때 이를 지적하셨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때 김정숙 여사의 불분동서 천방지축 행태엔 왜 눈감으셨나”라고 직격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김 여사의 집무실 방문 사진은 부속실 직원이 촬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은 지난 27~28일 김 여사의 카메라로 부속실 직원이 사진을 찍었고, 이후 김 여사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있는 사진을 ‘건희사랑’ 등 팬클럽 운영진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