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는 극우단체 시위와 관련해 “방조하는 이들이 더 악질”이라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진 전 교수는 1일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 사저까지 찾아가 육갑을 떠는 인간들도 쓰레기지만, 그걸 잘하는 짓이라고 거드는 인간들이 더 저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 저질보다 더 악질은 그거 보고 말리기는커녕 ‘너도 양념 좀 당해 보라’며 방조하는 인간들”이라며 “5년 후에 윤석열(대통령)도 똑같이 당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도 지난달 30일 트위터에서 “어느 자식이 부모님에 대해 욕설하는 걸 버젓이 듣기만 하고 참느냐”며 “쌍욕 하고 소리지르고 고성방가와 욕의 수위가 세면 더 좋다고 슈퍼챗(유튜버에게 주는 후원금)을 날린단다. 이들 모두 공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주도자나 현장 유튜버들뿐 아니라 이들에게 후원하는 자들 모두 처벌 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퇴임 후 경남 양산으로 귀향했다. 그다음 날부터 평산마을 사저 앞에선 극우단체가 주도하는 욕설·고성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개XX” “빨갱이” 등 원색적인 욕설을 쏟아내는 보수 유튜버나 1인 시위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결국 지난달 31일 대리인을 통해 보수단체 3곳에 소속된 3명과 이름을 알 수 없는 1명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고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정부와 치안 당국도 단호히 대응해 달라”고 호소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