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과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이 6월 1일부터 잠정적으로 영업을 중단한다.
부산시는 31일 이 상업시설들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영업해온 이 시설들의 승인 기간이 이날 만료됐다.
부산시는 롯데쇼핑이 옛 부산시청 터에 이 시설들과 함께 랜드마크로 건립하기로 한 롯데타워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업체 측의 약속 이행 의지가 부족해보이는 상황에서 상업시설만 활용하도록 놔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롯데타워는 2000년 107층(428ｍ)으로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사업성 확보 방안을 두고 장기간 사업이 표류했다. 이후 2019년 공중수목원을 갖춘 56층(300ｍ) 규모로 계획이 축소됐고, 이듬해 부산시 경관심의위원회에서 재심 결정이 나면서 다시 흐지부지됐다.
롯데쇼핑 측은 최근 롯데타워의 높이를 300ｍ로 유지하면서 배가 달릴 때 뱃머리에 이는 파도 모양으로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고 경관심의를 다시 신청해 지난 26일 조건부 통과했다. 회사는 오는 10월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1월 설계 변경에 따른 건축허가를 신청하고 2026년 말까지 롯데타워 건립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시는 롯데쇼핑 측의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사업 추진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롯데 측이 사업 추진 의지를 보여주는 움직임이 있어야 백화점 등 임시사용승인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결국 이 시설들에 입점한 800여개 점포가 문을 닫게 되면서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 3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롯데쇼핑 측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 등의 영업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부산시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