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층간 소음으로 아파트 이웃 간 갈등이 심화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정 이벤트로 발생하게 될 소음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하고 죄송한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최근 아파트 입주 전에 진행되는 인테리어 공사로 이웃들이 느낄 불편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 부부의 사연이 공개돼 훈훈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지난 30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젊은 부부가 이사 온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습니다. 글쓴이 A씨는 “외출에서 돌아와 보니 현관 손잡이에 선물 꾸러미가 걸려 있었다”며 종이봉투와 그 안의 선물 사진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종이봉투 안에는 20ℓ짜리 종량제 봉투와 KF94 마스크가 각각 3개씩 들어있습니다. 종이봉투 앞에는 부부가 작성한 쪽지도 붙어있습니다. 자신들을 예비 입주민이라고 소개한 부부는 “5월 30일부터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표는 승강기 앞에 부착하겠다. 공사로 인해 여러 불편을 드리는 점, 정말 죄송하다”고 쪽지에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아가, 어르신, 학생들이 함께하는 공간임을 잘 알기에 최대한 안전하고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입주 후 좋은 이웃이 되겠다. 고맙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부는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 상황에 대해 사과를 전하고자 이런 선물과 쪽지를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선물을 받은 A씨는 게시글 말미에 “젊은 부부의 앞날이 눈에 선하다. 마구 시끄러워도 괜찮으니 멋지게 리모델링해서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남겼습니다.
해당 사연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감동했다며 “요즘 저런 부부 흔치 않다” “시끄럽게 공사하고, 이사하면 소음이 발생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사람도 많다” “개념 있는 예비 입주민 정말 오랜만에 본다” “저렇게 얘기하면 공사로 불편한 점도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사연을 올린 분도 좋은 분 같다” “저렇게 좋은 분들 모여 사는 아파트 단지가 어디인지 궁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게시글에 올라온 선물과 쪽지를 인테리어 업체에서 패키지로 함께 서비스해준다고 언급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인테리어 카페에 들어가 보면 저런 선물과 쪽지를 세대 문 앞에 걸어주는 서비스를 추가 상품으로 판매하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누리꾼도 “업체에 맡긴 뒤 쪽지 내용에 뭐라고 적혀있는지 확인도 안 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일부는 “저렇게 선물 하나 남기고 1년 내내 공사하는 집도 봤다”면서 불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예비 입주민의 선물과 쪽지에 누리꾼들은 다양한 경험담을 공유했는데요. 생활 소음에 다들 예민한 요즘, 여러분들은 ‘좋은 이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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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