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폐암 투병 중 공익 광고에 출연해 국민에게 담배를 끊을 것을 호소했던 코미디언 고(故) 이주일씨의 메시지가 31일 세계금연의날 기념식에서 다시 울려 퍼졌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금연의날 기념식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시킨 고인이 등장하는 특별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고인은 “담배가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라면서 “저도 하루 두갑씩 피웠습니다. 이제는 정말 후회됩니다”는 굵직한 금연 메시지를 던졌다.
고인은 2002년 실제 폐암에 걸린 상태에서 담배를 피워 온 과거를 후회하며 기침을 하는 모습을 담은 국내 첫 ‘증언형’ 금연 광고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충격적인 메시지에 금연 신드롬이 일며 흡연율이 60%대에서 50%대로 떨어졌다.
증언형 광고는 흡연 피해자가 직접 출연해 담배의 폐해를 증언하는 광고다. 국내에서는 이주일씨 이후 2016년 구강암 진단을 받은 남성과 2017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을 받은 남성이 출연한 광고가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올해 첫 금연광고인 ‘전자담배편’ 영상도 공개됐다. 해당 광고는 흡연자가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자기합리화를 통해 더 많이 더 자주 흡연하는 모순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여주며 전자담배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한다.
이 광고는 이날부터 두 달간 지상파와 라디오, 유료 방송과 온라인·옥외 매체를 통해 송출된다.
세계금연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987년 제정한 것으로 올해 35회째를 맞았다. 올해 주제는 ‘담배: 환경에 대한 위협(Tobacco: threat to our environment)’이다.
WHO는 “담배를 만들기 위해 6억 그루의 나무가 베어지고 220억ℓ의 물이 소비된다”며 “흡연으로 방출되는 8400만t의 이산화탄소(CO2)가 온실효과를 일으키며, 전 세계에서 매년 800만명이 담배로 인해 사망한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