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극우 유튜버들이 연일 ‘확성기 욕설 집회’를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문 전 대통령 딸 문다혜씨가 “세상에 어느 자식이 부모님에 대해 욕설하는 걸 버젓이 듣기만 하고 참나”라며 격분했다.
문씨는 30일 트위터에 문 전 대통령 자택 앞 욕설 집회 동영상을 올리면서 “이를 언급하고 고소하면 더 후원받으니 더 좋아하고 그들을 배불려주는 것이니 참으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쌍욕하고 소리 지르고 고성방가와 욕의 수위가 세면 더 좋다고 슈퍼챗을 날린다고 한다”며 “이들 모두 공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주도자나 현장 유튜버들뿐 아니라 이들에게 후원(슈퍼챗)하는 자 모두 처벌 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씨는 또 본인이 해당 트위터 계정을 만든 이유에 대해 “나의 아버지를 너무 사랑해서. 게다가 여전히 더 큰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주 개인적이고 순수한 의도”라며 “나 개딸 뭔지 모름. 정치적 의도 X, 이제 공인 아님, 기사화 제발 X, 부모님과 무관한 개인 계정”이라는 소개말을 적기도 했다. 개딸은 ‘개혁의 딸’의 줄임말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젊은층 여성 지지자들을 뜻한다.
문씨는 지난 27일 게재한 첫 게시물에서 양산 사저를 배경으로 한 문 전 대통령 사진을 3장 공개하면서 “다시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돌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평온했던 마을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이 됐다”면서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이 공개한 영상 4개에는 사저 앞에서 확성기로 소리를 지르며 문 전 대통령을 향해 “개XX” “빨갱이”라고 욕설을 하는 보수 유튜버나 1인 시위자 모습이 담겼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고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정부와 치안 당국도 단호히 대응해 달라”고 호소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