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가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 집무실 방문을 비판하자 김 여사 팬클럽 측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도 집무실에 방문해 사진을 찍었었다”고 반박했다.
김 여사 팬클럽 ‘건희 사랑’ 운영자 강신업 변호사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쉘 오바마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다정하게 기대고 서 있는 모습의 사진을 공유했다.
이 사진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2월 15일 발렌타인데이 때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사진과 함께 “당신과 함께한 지 28년 가까이 됐지만 항상 새로움을 느낀다”고 애정을 과시했었다.
강 변호사는 김씨를 향해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혹시 김씨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지키지도 못할 엄숙주의를 내세우거나 안티 페미니즘적 사고를 갖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또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 집무실에 휴일에 방문하는 게 무엇이 문제이고 그게 어떻게 대통령 부인 놀이인가”라며 “대통령 부인의 사적 활동이 팬클럽을 통해 공개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전날 ‘건희 사랑’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가 반려견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한 사진을 공개했다.
김씨는 3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여사를 겨냥해 “대통령 부인 놀이를 하고 있다. 이러다 사고 난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대통령 부인이 집무실에 놀러 간 사진은 처음으로 그 이전 어떤 대통령 부인도 집무실을 방문하고 사진이 공개된 적 없다”며 “이는 대통령 집무실은 공적 공간이지 부인이 놀러 가는 개인 사무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대통령 집무실에 부인이 놀러 가서 사진 찍는 건 공사 구분이 안 된다는 말”이라며 “사진이 팬클럽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 건 대통령 비서실 기능이 작동 안 되고 있다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김씨의 비판에 대해 온라인 공간에서는 과거 오바마 전 대통령 및 케네디 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공유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미국 백악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업무를 볼 때 딸 사샤가 장난을 치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 생활의 최대 즐거움이 두 딸과 함께 있으면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에는 벤 로즈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의 딸 엘라와 백악관 집무실 바닥에서 눈을 맞추면서 놀기도 했다. 이 사진은 백악관이 지난 2015년 소셜 미디어인 미디엄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시 부보좌관에게 집무실에 딸을 데려오라고 직접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963년에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아들과 집무실에서 함께 있는 사진이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이 사진은 젊은 나이에 나라를 이끄는 대통령과 백악관에서의 화목한 가정생활을 표현한 사진으로 화제가 됐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