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중간 요금제 도입에 이통사·알뜰폰 모두 ‘난감’

입력 2022-05-30 16:06
뉴시스

정부가 물가 안정 대책의 하나로 ‘5G 중간 요금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동통신사와 알뜰폰 사업자들은 정부 정책에 맞춰 다양한 요금제 출시를 고민하겠다고 했다. 다만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난색’을 표시한다.

정부는 30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5G 중간 요금제의 조속한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5G 중간 요금제는 실제 사용량에 맞는 중저가 요금제다. 이를 도입해 실질적인 가계생활비 인하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유도’라고 표현했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강제’로 받아들인다. 이동통신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중간 요금제를 출시할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는 그동안 고가 요금제와 저가 요금제 사이에 데이터 차이를 크게 두는 방식으로 고가 요금제 사용을 유도해왔다. 5G 이용자들은 한 달에 데이터를 23~27GB 수준으로 이용하고 있다. 상위 5%를 제외하면 사용량은 18~21GB로 낮아진다. 반면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는 10~12GB를 제공하는 저가요금제, 110~150GB 이상의 고가 요금제뿐이다. 중간지대 없이 양쪽으로 나뉜 상태라 이용자들은 어쩔 수 없이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가 요금제 소비자들 상당수가 중간 요금제로 이동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는 걸 우려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기지국 등의 설비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요금제 조정은 회사 수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5G 중간 요금지대’라는 틈새시장을 노려왔던 알뜰폰 사업자도 중간 요금제 도입이 달갑지 않다. 알뜰폰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LTE 상품이나 중간 요금대 5G 상품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중간 요금제가 신설되면 이동통신사와 차별점이 사라질 수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시장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알뜰폰 사업자들이 더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아야 하지만, 통신사에 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처지라 운신의 폭이 작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