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량 급증에…서울시, 주말 청와대路 차없는 거리 만든다

입력 2022-05-30 16:04
개방된 청와대. 국민일보DB

청와대 개방 이후 인근 지역에서 보행량이 4배 이상 늘어나는 등 보행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늘어난 보행량에 대응해 청와대 앞을 주말에 한해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매주 주말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청와대로를 ‘차 없는 거리’로 정례화해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청와대로 차 없는 거리는 지난 28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시범 운영 중이다.

시는 이번 조치에 대해 방문객이 증가하는 주말과 공휴일에 차량을 통제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청와대 주변 23개 주요 보행거점에 계측기를 설치해 청와대 개방 전후 보행량 변화추이를 분석한 결과, 청와대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의 보행량이 하루평균 최대 246%까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청와대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의 보행량은 효자로, 삼청로, 자하문로 순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하철 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 경복궁 서쪽 돌담길을 따라 청와대로 곧바로 이어주는 효자로는 개방 전 평일 3782명, 주말 3088명에서 개방 후 평일 9851명, 주말 1만695명으로 평일과 주말 각각 160%·246% 증가했다. 경복궁 동쪽 담장을 끼고 청와대로 연결되는 삼청로 역시 개방 전후 평일과 주말 각각 118%, 119% 증가했다.

또 청와대로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대중교통역인 경복궁역(4번 출구 앞) 역시 개방 전 일일 7209명에서 일일 2만9197명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서울시는 보행량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청와대까지 최단 노선인 효자로는 관광객의 보행특성인 ‘느린 보행속도’ 등을 고려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보도폭을 넓힐 예정이다. 북촌, 서촌 등이 인접해 주말 관광방문 수요가 많은 삼청로와 자하문로에 대해서도 점진적으로 보도확장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차 없는 거리 정례화와 함께 차량이 통제되는 공간에는 청계광장과 7월 완공될 광화문광장을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소규모 거리공연, 프리마켓 등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시는 아울러 현재 횡단보도가 2개뿐인 청와대로의 보행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영빈관 앞, 신무문 앞, 춘추관 앞에 횡단보도를 신설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 없는 거리 정례화를 위해서는 경찰의 교통규제심의와 주민 설명 과정 등이 필요하다”며 “시범 운영 기간이 끝나기 전 이같은 과정을 끝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