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 황제’ 라파엘 나달과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가 격돌한다.
나달(5위·스페인)과 조코비치(세르비아)는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 8강에서 맞붙는다. 나달과 조코비치의 맞대결은 이번이 59번째다.
앞서 나달은 29일 16강에서 펠릭스 오거 알리아심(9위·캐나다)을 3대 2로, 조코비치 역시 2020년 준우승자인 디에고 슈와르츠만(16위·아르헨티나)을 3대 0으로 완파하면서 남자 테니스 빅2의 대결이 성사됐다.
‘흙신’ 나달은 대표적인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의 최강자다. 총 112경기 중 109승 3패라는 압도적 성적을 자랑하며 프랑스오픈만 13회 우승했고, 최근 5시즌 중 4번을 우승했다.
조코비치는 이런 나달에게 프랑스오픈에서 2패를 안긴 유일한 선수다. 2015년 8강에서 처음 승리를 거뒀고, 특히 지난해 준결승에서 나달에게 3대 1로 승리해 나달의 5연속 우승을 저지한 것은 물론,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다만 2015년 당시 나달은 극심한 슬럼프를 겪는 중이었고, 지난해 4강 역시 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였다. 나달은 현재도 고질적인 발목부상을 안고 있고, 프랑스오픈에 앞서서는 갈비뼈를 다치면서 한동안 경기를 나서지 못했다. 그는 “이곳에서의 모든 경기가 내 마지막 롤랑가로스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 이게 내 상황”이라며 “가능한 한 경기를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나달은 조코비치와의 8강이 결정되자 “우리는 많은 역사를 공유하고, 서로 너무 잘 안다”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장담할 수 있는 유일한 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것”이라과 각오를 다졌다. 8강에 선착한 조코비치는 “롤랑가로스에서 나달과 경기하는 건 언제나 육체적인 전투이고, 가장 거대한 도전일 것”이라며 “하지만 난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메이저 최다우승 경쟁도 볼거리다. 나달은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며 1위(21회)를 달리고 있고,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20회로 바짝 뒤쫓고 있다. 만약 나달이 조코비치를 꺾은 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우승까지 내달린다면 격차는 더 벌어지지만, 반대의 경우 조코비치가 공동 1위로 올라선다.
이 경기 승자는 4강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3위·독일)-카를로스 알카라스(6위·스페인) 경기의 승자와 만난다. 츠베레프가 상대전적 2승 1패로 앞서지만, 알카라스가 앞선 클레이코트 대회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알카라스는 이달 초 바르셀로나오픈에서 나달, 조코비치, 츠베레프를 연달아 격파하며 프랑스오픈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