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를 넘어선 통합의 교육감”

입력 2022-05-29 18:00 수정 2022-05-29 18:00

▲최보선(서울)
*연령: 62
*현직업: 새로운대한민국교육포럼 대표
*학위: 한국외대 대학원 (문학석사)
*주요 경력
-(전)서울특별시 교육의원, (전)대구가톨릭대 이탈리어과 조교수
*전과유무: 1건(도로교통법 위반)
*1번 공약: 2030 서울미래교육 비전 프로젝트 추진(일명 미켈란젤로 프로젝트)
-글로벌 창업고등학교 유치 및 창업지원센터 설립
-최첨단산업 분야 특수목적 실업계고 설립
-콘텐츠 창작 교육 시스템 교육
-창업고 및 특수목적 실업계고 졸업자 중 성적우수자는 창업지원센터 3년간 입주
-메타버스 교실 설치 및 코딩 교육 강화
-기초 과학교육 강화 및 디지털플랫폼 실현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최보선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주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공교육과 사교육의 협업 체계 구축’이다. 사교육의 유능한 강사들을 중·고교 현장에 투입해보자는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이다. 사교육의 현실적인 파워를 인정하고 공교육을 압도하는 그들의 경쟁력을 공교육의 질 강화에 활용해보자는 실용적인 구상으로 읽히지만, 교육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 부호를 찍는 것도 사실이다. 교육계에서는 진보 성향으로 분류했지만 줄세우기식 평가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모집을 100%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눈길을 끈다. 문재인정부에서 시작해 윤석열정부가 바통을 이어받은 고교학점제에는 ‘시기상조론’을 폈다. 아래는 일문일답.

-후보님이 교육감이 되면 학생들은 어떤 점이 좋아지는가.
“근엄하지 않고 친구 같은 교육감, 실수를 하더라도 토닥토닥 해줄 수 있는 정이 많은 교육감, 실천하는 교육감, 보수 진보를 넘어선 통합의 교육감을 갖게 됩니다.”

-당선 시 앞으로 4년 동안 ‘이건 꼭 한다’라는 게 있다면.
“학생들이 대부분이 시간을 보내는 곳은 학교입니다. 학교는 안전해야 하고 급식도 안전해야 하죠. 안전한 학교와 엄마가 해준 것 같은 맛있는 급식을 꼭 실현하겠습니다. 석면 텍스가 서울 학교의 75%에 붙어있습니다. 또 벽재에 사용되는 가연성 드라이 비트는 화재가 나면 금방 순식간에 타버립니다. 이런 위험 요소를 모두 제거하겠습니다.

급식 관련해서는 농약 320종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검사를 폐지했습니다. (조희연 교육감이) 하나마나라고 생각하고 없앤 것인데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학교 급식에 들어가는) 어패류의 방사능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측정 기계가 미비하게 때문입니다. 2억원짜리 최첨단 방사능 검사 기구를 조속히 도입해 학교 구성원에게 방사능 없는 생선을 먹일 것입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초등학교 1학년부터 바로잡겠습니다. 저는 지식 위주의 교육을 시킬 생각입니다. 기초지식을 탄탄하게 잡기 위해 담임선생님과 보조교사를 교실에 함께 넣겠습니다. 초등학생이 기초학력 때문에 굳이 학원 다닐 필요가 없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중·고교에선 사교육 시장의 우수 교사를 공교육에 집어넣어 사교육과 협력 관계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사교육에 매진하지 않아도 되는 공교육-사교육 교육 콘텐츠를 만들 생각입니다. 또 구글, 페이스북같은 글로벌 기업과 연계하는 4차 산업혁명 창업 고등학교를 설립할 생각입니다. 졸업 후 바로 창업을 할 수 있고, 이후 대학에 가고 싶으면 교육부와 협력해 다른 전형을 통해 대학 진학의 기회도 보장할 것입니다.”

-가장 자랑스러운 커리어는.
“딱히 내세울 직책이나 업적은 생각해본 일이 없습니다. 다만 인생의 고비 때마다 좋으신 분들이 불현듯 나타나셔서 도와주셔서 이 자리에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혼자 학비를 벌면서 대학을 들어갔는데, 전두환 정권이라 과외로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등록금이 부족했을 때, 복지가(친구의 아버지)가 등록금을 대신 내주셔서 대학 4년 동안 도움을 받았습니다.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해 장학금을 가져다 드릴 때마다 그분은 장학금으로 증권 등을 사서 그 돈으로 결혼 자금도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분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이런 분들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사회가 각박해도 자신만 열심히 살아간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치를 알려주고 싶습니다.”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자는 누구고 경쟁자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점은?
“조희연 교육감이 아무래도 현직이어서 강력해 보입니다. 서울시민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겁니다. 제 강점이라면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교육만 바라보는 통합의 교육감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유럽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한국외국어대를 나와서 국제적 감각이 있으며 사고가 유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수 진영의 좋은 정책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이겠습니다. 정리하면 합리적인 진보적 사고와 생각이 유연한 후보, 열려 있는 교육감이 될 수 있습니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입장은.
“대학의 시스템을 가져오는 건데, 여러 가지 다양한 과목들을 나열해서 듣는 것입니다. 고교에서 적용하려면 우선적으로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야 하고, 교사와 강사도 확보해야 합니다. 충분한 과목 개설과 이를 가르칠 인력이 확보가 안 된 상태여서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고교학점제 논의가) 정치적으로 변질되는 느낌이어서 안타깝습니다.”

-내년 논의가 본격화돼 2024년 2월에 발표 예정인 2028학년도 대입 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점이 있다면?
“정시, 수시 비중 논란이 되는데 수시를 늘리면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가게 되고, 현직 교사에게 여쭤보니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은 선생의 주관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인) 정시 모집을 100%로 해서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예비고사로 한 차례 거르고, 대학마다 본고사를 치러 선발하는 방식이 어떨까 합니다. (본고사를 통해) 대학들의 자율에 맡기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투표하기 직전의 유권자가 눈앞에 있다면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은가.
“제발 교육감은 잘 뽑으셔야 합니다. 백만 교육 가족이 교육감만 보고 있습니다. 너무 정치적인 구호만 외치는 분들 조심하셔야 합니다. 선거 공보물은 어차피 쓰레기가 되니 최소한으로 조그맣게 만들었습니다. 휴대폰 다들 들고 다니는데, 제 블로그로 들어오시면 공약 볼 수 있습니다. 제 공약 꼼꼼히 챙겨보시고, 아이들의 미래를 가장 많이 생각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잘 살펴주시길 바랍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황서량 인턴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