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66곳에 달하는 서울·인천·경기도의 기초자치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 자리를 놓고 막판 혈투를 벌이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 기초단체장 전체 66곳(서울 25개·인천 10개·경기도 31개) 가운데 62곳을 ‘싹쓸이’ 했다. 하지만, 3·9 대선 약 두 달 뒤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열세 평가를 받는 민주당은 ‘정권 견제론’과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66곳 중 최소 41곳은 지켜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선 승리로 ‘여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은 66곳 중 최소 45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2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울지역 구청장 25곳 중 각각 15곳과 14곳의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서초구 1곳을 제외한 24곳 구청장을 독차지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우위’를 인정하면서도 정권 견제론과 인물론 등을 근거로 15곳은 사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성동구·노원구·관악구·금천구·중랑구·성북구·중구 등 7개 구에서 국민의힘에 앞선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 지지층이 선거 막판에 결집할 경우 경합 지역 8곳에서 뒤집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 분석이다.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윤석열정부를 견제하고 준비된 일꾼인 현역 구청장들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고 마지막까지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텃밭인 강남 4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와 한강벨트인 용산구·동작구 그리고 종로구·구로구 등 8개구를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기에다 경합 지역 10곳 중 최소 6곳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의 ‘줄투표’ 양상이 나타난다”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는 만큼 경합 지역 판세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관계자는 “서울지역 부동산 민심은 여전히 민주당에 싸늘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19곳에서, 국민의힘은 23곳에서 승리를 각각 예상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은 경기도에서 2곳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조직력을 총동원해 군포 등 경합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집중적으로 펼쳐 이들 지역을 지켜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에 비해 조직력이 갖춰진 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1기 신도시 ‘부동산 민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경합 지역으로 분류되는 군포·고양 석권을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지도부의 집중 방문 등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인천에서는 최소 8곳을 차지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2030세대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남은 선거 기간 젊은 세대를 집중적으로 만나며 투표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는 “윤석열정부가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며 “이를 위해선 지방정부도 교체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김승연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