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가 인권침해 피해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고(故) 이예람 중사 성추행 은폐 의혹 사건이 보도된 직후 여군 피해 상담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센터는 지난해 1~12월 접수된 인권침해 피해상담 창구인 아미콜 1708건을 분석한 결과 5월 말부터 9월 사이 상담 요청이 대폭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시기는 이 중사 사건이 보도되면서 여성이 군 내에서 겪는 성폭력 피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다. 2018년 20명 수준(전체의 1.9%)이던 여군 내담자 수는 2020년 62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95명(5.8%)으로 가장 많았다.
센터에 따르면 피해 유형으로는 ‘사망’(자살위기 포함)과 ‘성폭력’(성추행) 사건 상담이 전년 대비 각각 104%, 96.2% 급증했다. 특히 자살의 경우 국방부 통계 자료에서도 2010년대 이후 가장 높은 83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2배 가까이 늘었다.
여전히 군대 내 가혹행위를 호소하는 상담도 이어졌다. 물리적 신체폭력(구타)과 각종 고문, 가혹행위 피해를 호소한 경우는 전년 대비 각각 14.8%, 7.7% 증가했다. 언어폭력 역시 12.7% 증가했다. 센터는 “전반적으로 병영 내 인권 상황이 후퇴한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남군 하급자에 의한 여군 상급자 성폭력 피해도 5건 확인됐다. 센터는 “여군 대상 군 성폭력 사건을 이해할 때는 성별 권력 관계가 개입돼 계급질서가 역전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