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故 이 중사 사건 후 여군 상담 늘어”

입력 2022-05-25 15:11
고(故) 이예람 중사 부친이 지난 3월 15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교육장에서 열린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 공수처 고발( 직권남용 혐의) 기자회견에서 발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인권센터가 인권침해 피해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고(故) 이예람 중사 성추행 은폐 의혹 사건이 보도된 직후 여군 피해 상담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센터는 지난해 1~12월 접수된 인권침해 피해상담 창구인 아미콜 1708건을 분석한 결과 5월 말부터 9월 사이 상담 요청이 대폭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시기는 이 중사 사건이 보도되면서 여성이 군 내에서 겪는 성폭력 피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다. 2018년 20명 수준(전체의 1.9%)이던 여군 내담자 수는 2020년 62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95명(5.8%)으로 가장 많았다.

센터에 따르면 피해 유형으로는 ‘사망’(자살위기 포함)과 ‘성폭력’(성추행) 사건 상담이 전년 대비 각각 104%, 96.2% 급증했다. 특히 자살의 경우 국방부 통계 자료에서도 2010년대 이후 가장 높은 83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2배 가까이 늘었다.

여전히 군대 내 가혹행위를 호소하는 상담도 이어졌다. 물리적 신체폭력(구타)과 각종 고문, 가혹행위 피해를 호소한 경우는 전년 대비 각각 14.8%, 7.7% 증가했다. 언어폭력 역시 12.7% 증가했다. 센터는 “전반적으로 병영 내 인권 상황이 후퇴한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남군 하급자에 의한 여군 상급자 성폭력 피해도 5건 확인됐다. 센터는 “여군 대상 군 성폭력 사건을 이해할 때는 성별 권력 관계가 개입돼 계급질서가 역전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