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 두 가정이 극단적 선택…“중증장애 가족 삶에 관심을”

입력 2022-05-25 10:13 수정 2022-05-25 11:30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4호선 삼각지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며 삭발 투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이 발달장애를 앓던 6세 아들과 함께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30년간 돌보던 중증장애인 딸에게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하고,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6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장애아동 가정의 비극사는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2020년 광주에서 20대 발달장애 아들을 돌보던 엄마가 자동차 안에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3월에는 중증 발달장애인 20대 딸을 숨지게 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엄마가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19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를 요구하는 집회에 나선 참석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25일 “대통령께서 우리의 삶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서울 삼각지 역사 내에서 집회를 열고 “발달장애인 가정이 비극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전장연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장애인들과 가족들을 추모하기 위해 26일부터 1주일간 삼각지역에 분향소를 설치한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19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집회에 참석해 삭발에 동참한 뒤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1주일 동안 이곳에 분향소를 설치해 정부와 시민에게 죽음의 의미를 알리고자 한다”며 “정부는 제대로 된 답변이 없다.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반영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 등 전장연 활동가 10여명은 이날 삼각지역에서 50여분 동안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과 장애인 민생 4대 법안 시행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