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언급’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 공장 美 인디애나에 짓는다

입력 2022-05-24 15:16
전영현(오른쪽) 삼성SDI 부회장과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지난해 10월 합작법인 MOU를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세계 4위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의 조인트벤처(JV·합작회사) 부지를 인디애나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 인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삼성SDI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조만간 합작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지난해 10월 합작법인 설립을 공식화했다. 이와 함께 북미에 연산 23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 공장 건설 계획도 밝혔다. 다만 합작법인 이름, 공장부지, 투자 규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첫날 방문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을 언급한 것을 두고 “세부적인 내용 발표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삼성SDI는 세부적 검토를 마무리 하고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공장 부지를 인디애나로 선정한 이유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 즉 고객사와의 접근성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인디애나 코코모에는 스텔란티스의 엔진, 주조, 트랜스미션 공장이 있다.

또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일리노이주 벨비디어, 오하이오주 털리도 등 스텔란티스 주요 완성차 부품 공장과도 반경 300㎞ 이내로 가깝다. 업계 관계자는 “세제 혜택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자동차 회사와의 근접성이다. 이를 감안해 인디애나주로 선정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합작공장 생산 예정 시점은 2025년 상반기다. 공장 규모는 향후 40GWh까지 확장 가능하다. 여기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스텔란티스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 공급돼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차세대 순수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합작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북미투자 역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2025년 7월에 ‘신북미무역협정(USMCA)’이 발효될 예정인 만큼 추가 투자 가능성도 높다. 완성차 업체는 신북미무역협정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 배터리 등 주요 소재·부품의 75%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 역시 지난 3월 “스텔란티스와 JV 설립 후 현지에 추가로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