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더불어민주당의 오만한 20년 집권론에 대비해 4년 무한책임론을 언급하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절대 오만에 빠졌던 민주당이 입에 담았던 20년 집권론과 같은 생각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가 2018~2020년 당시 민주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20년 집권 시대를 열겠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뿌리내리려면 적어도 10~20년이 걸린다”며 장기집권을 내세운 것과 대비되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한다. 제발 윤석열 정부가 거대 야당의 무리한 발목잡기를 뚫고 원 없이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저희를 신뢰하고 이번 지방 선거에서 지방정부를 맡겨주신다면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지역 공약들을 성실하게 실천해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회견은 이날 오전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쇄신을 약속하며 “민주당에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긴급 기자회견의 맞불 성격인 동시에,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앞서면서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당내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민주당 박 위원장의 입장 표명에 대해선 “민주당이 당황한 것 같다. 오늘 했다는 사과는 사과의 구성 요건을 정확히 갖추지 못 한 것으로 본다”고 혹평했다.
이 대표는 또 전날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민주당 인사가 대거 참석한 것을 겨냥한 듯 “우리 당은 어떤 신격화된 대통령을 모시거나 추종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우리 당 출신 전직 대통령 두 분을 엄정하게 수사했던 검사를 대통령으로 모신, 공정과 상식을 모토로 하는 정당”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통적 보수층의 신격화된 인물들과 아젠다들을 탈피해서 공정과 상식이라는 철학적 가치를 당의 중심으로 놓으면서 우리 당은 더 커지고 더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당의 변화된 모습을 바탕으로 호남 지역에서의 지지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미 많은 후보자들이 호남에서 밤잠을 아껴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호남지역민들께서도 그들의 어깨를 한 번만 다독여 주시고, 호남에서 저희가 정치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공간만 조금 열어 달라”며 “그 공간만 열어주신다면 저희가 분골쇄신 노력해서 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권 주자를 지냈다고 우쭐대는 후보의 권위 의식에 가득 찬 망동과 계양 주민들을 무시하는 행위는 이미 국민들에게 규탄받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본인이 거물이라는 양 체급론을 이야기하지만 거물은 명분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계양주민 여러분, 이번 선거에서 ‘거물 호소인’을 날려버리시고 지역주민들을 진료하며 함께해 온 ‘낭만닥터 윤사부’(윤 후보)를 거물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