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서 언급된 테라·루나… IMF총재 “피라미드”

입력 2022-05-24 12:52 수정 2022-05-24 14:11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왼쪽)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3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다보스 포럼’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 옆에서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하우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가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국산 암호화폐(가상화폐) 테라USD·루나의 수익 구조를 ‘피라미드 사기’에 비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23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다보스 포럼’에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자산으로 뒷받침되면 안정적이지만, 그렇지 않았다. 20% 수익을 약속한다면 그것은 피라미드 구조다. 피라미드 구조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결국 산산조각이 나며 무너진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스테이블코인을 피라미드에 비유해 테라의 실패에 따른 자산 시장 붕괴를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테라·루나의 운영 방식을 선행 투자자에게 후발 투자자의 자금으로 이익을 주는 피라미드 사기 형태로 봤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처럼 중앙은행에서 발행되는 통화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는 채굴·발행 주체가 채권이나 어음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는 식으로 보존된다.

하지만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테라는 루나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가격 고정을 시도했다. 가치 하락 시 1달러어치의 루나를 받는 차익거래 형식으로 최대 20%의 이익을 돌려받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테라 시세가 급락하면서 루나의 동반 하락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에 혼란이 발생했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테더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에서 비롯된 투매 현상으로 지난 12일 한때 0.97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한국시간으로 24일 낮 12시30분 현재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0.999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설계된 대로 1달러에 가까운 가치로 돌아왔다.

반면 루나는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에서 0.0001667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현재가는 우리 돈으로 0.21원에 해당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