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봉하 찾은 문재인…“약속을 지켰습니다. 감회가 깊습니다”

입력 2022-05-23 17:39 수정 2022-05-23 17:43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모제가 엄수되는 23일 오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깨어있는 시민 문화 체험 전시관'을 방문 후 이동하면서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대통령 퇴임 이후 첫 공식 일정이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2017년 5월 서거 8주기 행사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취임 직후였던 문 전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힌 바 있다.

6·1 지방선거에서 고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노무현 추도식’을 통해 지지층이 결집해 상황을 반전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추도식에 참석했다. 아침부터 모여있던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해 큰 환호성을 보냈다.

문 전 대통령은 행사에서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다만 정세현 통일부 전 장관이 추도사 도중 문 전 대통령을 향한 박수를 요청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시민들에게 허리를 숙이고 인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마친 후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걸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참배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한덕수 국무총리와 마주쳐 악수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추도식 현장을 떠난 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약속을 지켰습니다. 감회가 깊습니다”면서 “아내는 연신 눈물을 훔쳤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운 세월이었습니다”며 “우리는 늘 깨어있는 강물이 되어 결코 바다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처럼”이라고 덧붙였다.

추도식에 앞서 문 전 대통령 부부는 권 여사 사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와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동석했다.

오찬 자리에는 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 참석자는 “밤낮없이 일부 극우·보수 단체나 유튜버들이 와서 떠들고, 노래해 (문 전 대통령이) 정신이 없다고 하더라”며 “동네에 몇 가구 없는데 (주민들이) 야단을 쳐도 안 되고, 그것 때문에 김 여사도 골치 아프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추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과 식사 자리에서) 여러 말씀을 함께 나눴는데 특별한 정치적 의미가 있는 말씀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규영, 김해=오주환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