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윤,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 ‘궁정가수’ 됐다

입력 2022-05-23 13:05 수정 2022-05-23 13:07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이 22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 '카르멘'이 끝난 뒤 열린 궁정가수 칭호 수여식에서 상장을 받고 있다. 아트앤아티스트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이 22일(현지시간)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인 ‘궁정가수(Kammersaenger·카머쟁어)’ 칭호를 받았다.

23일 소속사 아트앤아티스트에 따르면 사무엘 윤의 궁정가수 칭호 수여식은 독일 쾰른 오페라 극장에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 끝난 후 진행됐다. 이 오페라에서 사무엘 윤은 에스카미요 역으로 출연했다.

궁정가수는 독일 왕정 시대에 왕이 내렸던 호칭으로 기량이 뛰어난 성악가에게 공식 부여되는 장인 칭호다. 오늘날에는 뛰어난 활동과 공로를 남긴 성악가를 기리기 위해 독일 주 정부에서 수여한다. 우리나라의 인간문화재 같은 호칭이자 영예로, 궁정가수 칭호를 얻은 성악가는 이름 앞에 궁정가수를 뜻하는 ‘KS’를 붙인다. 이 호칭을 받은 역대 한국인 성악가로는 2011년 소프라노 헬렌 권, 2011년 베이스 전승현, 2018년 베이스 연광철이 있다.

사무엘 윤은 서울대,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 쾰른 음악원에서 성악을 공부한 뒤 1999년 쾰른 오페라 극장 수습 단원으로 들어와 2015년 종신 가수에 올랐다. 특히 바그너의 성지인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2004년 ‘파르지팔’로 데뷔한 이후 2012년 개막작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주역을 맡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에도 같은 페스티벌 첫 공연인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타이틀롤과 ‘로엔그린’에 동시 출연해 찬사를 받은 바 있다.

2014년엔 한국인 최초로 독일 쾰른시가 수여하는 제3회 오페라 가수상을 받은 사무엘 윤은 쾰른 오페라극장 이외에도 사이먼 래틀, 주빈 메타, 크리스티안 틸레만 등 거장 지휘자들과 협연하며 런던 코벤트 가든, 베를린 도이치 오퍼, 파리 바스티유 극장, 쾰른 오페라극장,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극장 등 세계 유수 극장에 오르며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날 ‘카르멘’은 궁정가수 칭호 수여식과 동시에 사무엘 윤이 오랜 시간 함께해온 쾰른 오페라 극장과 청중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리는 고별 무대였다. 사무엘 윤이 지난 3월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임용되면서 독일 생활을 정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무엘 윤은 수여식에서 “2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예술가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언제나 믿어주고 응원해준 쾰른 오페라 극장에 감사하고, 궁정가수라는 명예를 갖게 해준 독일 정부에도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