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패션연 살리자’ 대구 봉제업계 모임 결성

입력 2022-05-23 10:59 수정 2022-05-23 13:24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해 대구시청 앞에서 패션연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국민DB

대구 봉제·패션업계 관계자들이 침체된 대구 섬유산업을 살리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 봉제·패션업계 모임은 먼저 운영 중단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을 계획이다.

‘봉제 산업과 패션연 살리기 위한 업계모임’은 위기를 겪고 있는 패션연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선출직 이사로 나설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봉제·패션업계 모임은 봉제업체, 봉제장비 제조업체, 홈인테리어 기업, 국책연구기관의 대표와 연구원 등 10여명이 모여 만들었다. 회원은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다. 최근 첫 모임에서 봉제장비 제조업체 하림의 김장열 대표를 모임대표로 뽑았다.

이들은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던 수만명의 봉제업종 종사자들이 아직 지역사회에 남아 일하고 있지만 혜택은커녕 방치되고 있다”며 “패션·봉제업계 지원이 주요 업무인 패션연을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패션연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 등이 2010년 설립한 산자부 산하 연구기관이다. 2017년까지 산자부와 시로부터 연간 4억7000여만원의 운영비를 지원 받았지만 2018년부터 국비보조금 일몰제가 적용돼 운영비 지원이 끊겼다. 여기에 수익 내기 어려운 구조(패션·봉제업체 지원이 주요 업무),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옛 한국패션센터) 운영권 박탈, 정부 사업 수주 급감 등이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인력 감축, 임금 삭감 등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세금 미납 문제로 인한 단전, 통장 압류 조치, 건물 경매 위기 등 악재가 이어졌다. 갈등이 계속되면서 패션연 이사장과 선출직 이사들이 사퇴해 현재 당연직 이사(산업부, 대구시, 경북도 관계자) 3명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패션연 노조는 시 등이 패션연 사태를 방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봉제·패션업계 모임은 매달 1회 이상 모여 봉제산업 지원과 패션연 정상화를 위한 논의를 하고 지자체와 중앙정부에 정상화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패션연 선출직 이사 선임도 당연직 이사들에게 요구할 방침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