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바이든 만찬에 ‘전두환子’ 와인…민주당 “부끄럽다”

입력 2022-05-22 16:44 수정 2022-05-22 17:49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환영 만찬에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삼남인 재만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와인이 올랐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측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지적을 내놨다.

박영훈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22일 페이스북에 “과거 ‘전두환에게 김대중·김영삼 탄압 말라’고 편지 쓴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두환 아들이 만든 만찬주를 올린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어제 한미 정상회담 만찬 테이블에는 만찬주로 ‘바소(VASO)’가 올라왔다. 바소를 만드는 다나 에스테이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만 씨와 그의 장인 이희상 전 동아원 회장이 함께 운영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36년 전인 1986년 미 상원의원 시절 전두환 대통령에게 ‘한국의 많은 정치범이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은 채 구금돼 있다는 데 대한 우려’를 전했다”며 “그는 ‘탄압이 김대중과 김영삼 등 야당 지도자들에 대한 억압을 강화하는 형태로 이뤄진다는 사실이 당신 정부가 한 민주화 약속의 진실성에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한다’고 탄압을 멈출 것을 요청한 과거가 있다”고 밝혔다. 과거 바이든 대통령은 40대이던 1980년대부터 전두환 씨에게 서신을 보내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야당 지도부에 대한 탄압에 우려를 표했다.

박 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경고의 서한을 보냈는데 시간이 지나 한미 정상회담에서 그 독재자의 아들이 만든 와인을 마신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 사실을 모르고 선정했다면 대통령실의 의전 시스템 붕괴이고 알고도 선정했다면 외교적 결례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한을 한 외교 관계자 누구도 협력을 기원하는 만찬에서 민주주의를 탄압했던 독재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이 만든 와인을 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 대변인실은 만찬주 선정과 관련해 “바소는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만찬주였으며, 공식 만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의미”라며 “양국 특색을 느낄 수 있는 주류를 건배주와 만찬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