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는 직원의 인사권을 두고 안병용 의정부시장과 갈등이 발생했던 안동광 의정부 부시장을 20일 직위해제 했다.
의정부시는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고 안동광 부시장에 대한 직위해제를 의결했다. 이로써 안동광 부시장은 취임 3개월여 만에 지시사항 불이행 및 미온적인 업무추진 등의 이유로 인해 직무에서 배제됐다.
이 같은 부시장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의 발단은 최근 감사원에서 해임 처분이 내려진 A과장에 대한 승진 인사를 안동광 부시장이 반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최근 감사원은 지역 내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카일 개발사업에 대해 감사를 진행한 결과 시가 특정 민간 업체에 특혜를 준 것으로 판단해 A과장 해임 등 관련 직원들에 대해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의 이 같은 처분에 안병용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감사결과의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면서 “평생 의정부시를 위해 헌신한 공무원의 무고를 밝혀야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반발했다.
이처럼 감사원 감사 결과에 반발했던 안병용 시장은 최근 A과장을 국장으로 승진하겠다는 인사 조치를 내렸지만, 안동광 부시장은 이를 반대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인사를 담당하던 B과장은 최근 명예퇴직하기도 했다.
의정부시는 인사권자인 안병용 시장의 4급 국장 인사방침에도 안동광 부시장이 한 달 가량 미온적인 조치로 장기적인 업무 공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경기도에 수차례 부시장 교체 요구, 안병용 시장의 도지사 권한대행 방문, 서한문 발송 등 부시장 교체를 위해 힘썼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자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안동광 부시장은 “의정부시의 직위해제 조치를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다. 소청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이날 의정부시는 “지방자치 시행 30년 지났어도, 여전한 부단체장 낙하산 인사로 조직 내 갈등 심화”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시의 최종정책결정권자인 시장과 정상적인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미온적인 업무태도와 이로 인한 조직 내 불화 등을 이유로 부시장 교체를 요청했다. 경기도에서는 적절한 인사조치 없이 선거기간 공직기강을 명목으로 경기도 감사총괄담당관 등 4명을 파견해 특별 감찰을 실시했다”면서 “이를 최근 경기도와의 갈등에 따른 보복감사 논란을 빚은 남양주시 사례와 같이 기초자치단체의 정당한 인사요구에 대한 묵시적 겁박으로 인식한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격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 관계자는 “부시장은 시장의 보조기관으로서 행정을 총괄하고,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한 조정자의 역할을 해야 하나, 현 부시장의 업무추진 방식으로 인해 오히려 조직 내 불화가 조장되고, 업무 공백이 초래되고 있다”며 “이의 해결을 위해 행정적 절차를 통해 수차례 경기도에 부시장 교체를 요청하였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고, 지방자치법에 따른 적법한 부시장 임명권자인 시장의 인사권 방어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부득이하게 이번 직위해제 조치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고 안동광 부시장이 직위해제 됐다는 소식이 공직사회에 알려지자 의정부시청 공무원 노조 게시판에는 이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