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부동산 규제 완화”…오세훈 “그동안 뭐했나”

입력 2022-05-20 17:30 수정 2022-05-20 17:50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서울시장 후보자 TV토론회 시작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첫 양자 토론을 진행했다. 두 후보는 부동산 문제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송 후보는 20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서울시장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오 후보는 당선되면 1주일 안에 집값 잡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서울집값은 오르고 있다”며 “1년 동안 그림만 그린 것 아닌가. 한강르네상스 등 화려한 그림은 많은데 구체적으로 실제적으로 진행된 것은 무엇인지 질문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송영길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세금을 깎고 공급을 확대하고 금융을 지원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의 사다리를 설계하는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값이 비싸니까 공급이 돼도 집 살 능력이 없다”며 “양도세 중과를 유예하니까 매물이 많은데 살 사람이 없어서 거래 절벽이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비롯한 금융이 대출 안 해주면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인수위 이전 대선 단계에서 부동산 공약이 나오면서 시장을 자극했다”며 “원희룡 장관과 신중하게 합의했고, 조만간 부동산 가격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송 후보의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에 대해서 “집권당 대표 시절에는 왜 해법을 못 냈냐”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다수당이니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비판했다.

‘누구나집’·‘장기전세주택’ 두고도 ‘로또’·‘아빠찬스’ 공방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서울시장 후보자 TV토론회 시작 전 기념 촬영을 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서로의 대표 부동산 공약인 ‘누구나집’ 공약과 ‘장기전세주택’을 두고도 격론을 펼쳤다. ‘누구나집’은 임대주택에서 10년 거주하면 최초 분양가로 집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을 뜻한다. 송 후보는 23만호 임대주택 중 15만호를 누구나집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오 후보는 “15평짜리만 해도 5~6억 이상 나갈 텐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5년 뒤라고 해서 그 돈 마련 가능하냐”며 “현재 들어가 사는 분에게 혜택 주면 앞으로 들어갈 분들에게 역차별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계획대로면 이미 임대주택을 차지한 분에게는 엄청난 로또이자 임대주택을 기다리고 있는 분에게는 재앙”이라며 “지금 임대주택 거주자에게만 혜택을 줄 이유가 있나”고 비판했다.

송 후보는 오 후보가 과거 시장 임기 시절부터 추진했던 장기전세주택 사업에 대해 “오 후보는 시프트 장기전세주택을 자랑스럽게 말하는데, 전세가가 8~12억원 수준”이라며 “평균 도시 가구 소득이 229만원 정도 되는데 그 사람이 6억짜리 시프트를 얻어서 이율 4%로 대출받으면 월 200만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부잣집 아들이나 아빠찬스 없이 어떻게 살겠냐”고 지적했다.

“용비어천가” 정권견제론 宋…吳 “정치 시장과 민생 시장 대결”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선거운동이 공식 개막한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거리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또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두고도 송 후보는 “용비어천가를 불렀는데 재산이나 교통에 대한 피해는 없냐”고 날을 세웠다. 오 후보는 “용비어천가를 부른 적 없고 용산 이전은 신중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계를 받은 이시원 검사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임명된 것을 거론하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오 후보는 “윤석열정부의 인사 문제를 왜 저한테 따져 묻냐”며 “서울시는 그런 공무원을 쓴 적도 없고 인사는 행해질 때마다 국민이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송 후보는 윤석열정부의 인사 문제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등을 거론하면서 ‘정권 견제론’을 부각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대통령 앞에서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이 아닌 대통령 앞에서 민심을 전하는 서울시장을 선택해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오 후보는 송 후보를 두고 “갑자기 선거에 나와 급조된 공약으로 승부하려는 후보”라며 “정치시장과 민생시장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