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표결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측에 “최소한 총리 인준 만큼 자유투표 방침을 결정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민주당이 터무니없는 힘자랑을 해서 국무총리 인준이 늦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민주당 발언을 보면 정치 논리로 낙마하겠다고 공언하고, ‘어느 장관 낙마시키면 이렇게 해주겠다’는 등 흥정 거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식의 민주당 제안을 공개적으로 모두 거부했다. 그야말로 구태 중 구태, 몽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다른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고 이를 고리로 한 후보자의 인준을 설득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고도 전했다.
그는 “그것이야말로 우리 정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제가 거부했다. 장관과 총리 인준을 이렇게 엮어서 하는 건 정치개혁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리 인준 표결을 자유투표 방침으로 해달라고 제안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다수 의원의 말을 들어보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악법에 대해서 정말 잘못됐다, 어떻게 검찰 보완수사 다 뺏어갈 수 있느냐는 식의 내부적 비판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기명 투표를 하니까 강성 지지자 눈치 보느냐 소신을 발휘 못 했던 민주당 의원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리 인준 투표가 무기명 투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양식 있고 합리적인 의원들께서 총리 인준 투표에 본인 소신을 그대로 반영시켜주기를 바랄 뿐”이라며 “장관이 임명됐지만, 총리 임명이야말로 내각의 화룡점정이다. 총리 임명이 안 되면 완벽한 내각 구성이 안 된 것이다. 완성도가 완전히 떨어진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서는 “오늘 인준 표결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하셔야 한다”며 “오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삼성전자 방문에는 당 원내대표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 간사, 지역구 유의동 의원 세 사람만 참여하기로 했다. 저는 참석 못 할 것 같아서 정책위의장과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 방한도 중요하지만, 인준 투표도 중요하다. 진정한 의미의 정권교체, 중앙권력과 지방 권력 모두 교체하는 쾌거를 이루자”고 독려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6시 본회의를 열고 한 후보자 인준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달 3일 한 후보자를 지명한 지 47일 만이다. 총리 인준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재적 과반 출석·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167석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표결 방향에 따라 가결 여부가 갈리는 구조다. 민주당은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