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가림성’서 백제 성벽, 석축 배수로 확인

입력 2022-05-20 13:57
부여 가림성 발굴조사 지역. 연합뉴스

백제가 충남 부여에 수도를 둔 사비도읍기(538∼660)에 도성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부여 가림성에서 백제시대 성벽과 배수로 등이 확인됐다고 20일 문화재청과 부여군, 백제고도문화재단이 밝혔다.

발견된 성벽은 높이 최고 5.2m, 폭 12m, 길이 20m 가량이다. 성벽 안쪽에서는 성과 나란히 만든 폭 0.9∼1m의 석축(石築) 배수로가 발견됐다. 배수로는 돌을 양쪽에 세우고 바닥에도 깔아 완성했다. 가림성은 백제가 처음 조성한 이후 조선시대까지 최소 5차례 이상 고쳐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고도문화재단 관계자는 “처음으로 가림성 성벽 단면을 정밀히 조사해 백제 축성기법을 알아냈다”며 “바깥쪽은 돌로 쌓고 안쪽은 흙을 사용한 점이 백제 유적인 부여 나성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앞서 통일신라시대와 조선시대 집수지(集水池·물을 저장하는 시설)가 확인된 성벽 내부에서는 가로 56㎝, 세로 75㎝, 깊이 3m의 고려시대 우물이 추가로 드러났다.

부여 가림성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우물. 연합뉴스

조사단은 가림성 서문터에서도 시굴조사를 통해 2차례 이상 고쳐 쌓은 성벽을 찾아냈다. 서문은 상부가 개방된 형태로 파악됐다.

백제 동성왕 23년인 501년 축조된 가림성은 석성산성, 청마산성 등과 함께 사비 외곽을 감싼 산성이다. 백제 성곽 중 옛 지명과 축성 연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