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고 맛집 가고…제주 ‘단순 체류형 관광객’ 는다

입력 2022-05-19 15:15

제주에서 자연을 즐기고 맛집을 찾는 단순 체류형 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내놓은 ‘제주경제 지속 성장을 위한 관광산업의 현주소와 발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자연경관 감상과 식도락, 쇼핑을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 축제, 유적지 관람 등 문화를 체험한다는 응답은 한 자릿수에 그쳤고, 승마나 골프 등 레포츠를 즐긴다는 응답도 10% 초반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체류 기간 관광객들이 지출하는 비용도 교통 음식 숙박업 등 일부 업종에 쏠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내국인 관광객 1인당 소비 지출액 비중은 숙박(25.0%) 식음료(22.8%) 항공선박(17.1%), 차량임대(12.0%) 순으로 나타났다. 76.9%가 4개 업종에 몰렸다.

외국인(2019년 기준)은 쇼핑(46.1%)에 돈을 쓰는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항공선박(23.7%) 숙박(12.0%) 식음료(10.1%) 순으로 일부 업종 집중 현상이 90%를 넘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평균 체류 일수는 변동이 없는 가운데 1인당 소비지출액만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평균 3일을 제주에 머물며 2000달러를 썼으나 2019년 조사에선 4.5일 체류에 1200달러 내외를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체류일수가 4.5일에서 3.5일로 줄고, 1인당 평균 지출액도 65~70만원에서 45~50만원으로 감소했다.

제주 여행 기간이 점차 짧아지고 여행 중 지출 규모도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저가항공 보급과 근거리 항공 여행 보편화 추세로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 굳혀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현재 방식의 단순 체류형 여행 패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농림어업, 제조업 등 지역 연계성을 강화한 관광 아이템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현재 개별관광이 내국인(94.5%), 외국인(83.%) 모두에서 정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관광객 구성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